정유업계 "UAE 증산 현실화땐 원유공급 확대·공급망 다변화 기대"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8:31
수정 : 2026.04.29 18:30기사원문
이란전쟁 영향 단기 효과 제한적
중장기 시장 불확실성도 커질 듯
UAE 푸자이라항 통해 원유수출
송유관·항만인프라 증설 등 필요
정유업계는 UAE가 생산량 제한에서 벗어나 증산에 나설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다만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적인 수급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OPEC 체제 약화로 중장기적인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번 조치가 실제 증산과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AE가 생산을 늘릴 경우 다른 산유국까지 경쟁적으로 증산에 나서면서 국제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은 "UAE는 OPEC 국가 가운데 여유생산량이 가장 많아 계속 탈퇴를 하고 싶어했는데 이란전쟁이 촉매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다만 지금은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서 단기적으로는 공급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경쟁하는 구도로 가면 우리에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준 원유도입국 비중을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33.6%로 1위, 미국이 17.0%로 2위, 아랍에미리트가 11.4%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UAE의 이번 결정으로 증산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원유 소비국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UAE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도입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AE는 이란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초 우리나라에 원유 2400만배럴을 공급해주기로 약속했다.
푸자이라항으로 연결된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도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는 점도 UAE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곳을 거치지 않고 원유 수출을 할 수 있는 비호르무즈 국가들은 이를 활용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돌발변수로 인해 증산이나 운송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송유관 수송능력과 항만 인프라, 선박 확보 등의 한계로 단기간에 수출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점도 제약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 UAE의 탈퇴가 가져올 구조적 변화 역시 부담이다. 기존 OPEC의 핵심 축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간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경우 이미 불안정한 중동 정세가 한층 악화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시장에 추가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반적으로 UAE의 OPEC 탈퇴는 생산 확대에 따른 유가 하락요인으로 평가되지만, 감산합의 붕괴 과정에서 시장 불안심리가 자극되며 단기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사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수급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며 "또한 UAE가 푸자이라항을 통해 원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시설 증설도 해야 하는 만큼 실질적인 원유 공급 증대로 이어지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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