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팹리스 업계
파이낸셜뉴스
2026.04.29 18:43
수정 : 2026.04.29 18:50기사원문
김경호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은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중 한국의 점유율은 2%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혁신이 지연될 경우 경쟁력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팹리스는 반도체 개발만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철저히 외주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의 수출액은 매달 기록적인 수치를 이어간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 수출은 861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수치로, 10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경신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은 월 기준 사상 처음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모리반도체보다 2배 이상 큰 시장을 가진 시스템반도체 부진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팹리스 업체 상당수가 여전히 영세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글로벌 팹리스 10위 안에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미국은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AMD △마벨 △옴니비전 △MPS 등 무려 7곳이 이름을 올렸다. 대만은 △미디어텍 △노바텍 △리얼텍 등 3곳이었다.
반도체 초호황이 무색하게도 국내 팹리스 부동의 1위인 LX세미콘조차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LX세미콘은 지난해 전년보다 12% 줄어든 1조6391억원 매출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1089억원이었다. 알파칩스와 이미지스테크놀로지 등 국내 팹리스 업체 상당수가 같은 기간 적자를 기록했다.
전례 없는 반도체 초호황을 맞아 한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수혜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이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정부와 업계가 시스템반도체 첨병 역할을 하는 팹리스 산업에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할 때가 아닐까.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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