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현, 어깨·발·파워 다 된다! KIA 팬들 밤잠 설치게 만드는 '저돌적 돌격대장'의 등장
파이낸셜뉴스
2026.04.30 09:17
수정 : 2026.04.30 09:31기사원문
28일 NC전 6회 빨랫줄 홈 보살, 메이저리그급 송구로 3루 주자 지워
29일 NC전 10회 결승 2루타 포함 3안타 맹타… 도루쇼까지 펼치며 창원벌 지배
인천고 시절 3루수→외야 전향 '신의 한 수', 두려움 없는 스윙이 최대 장점
"이런 선수 하나만 더 있었으면…" 이범호 감독도 반한 2년 차의 패기와 에너지
[파이낸셜뉴스] 때로는 정교한 수치나 데이터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저돌적인 에너지' 하나가 팀 전체를 깨우는 거대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금 KIA 타이거즈에는 바로 그 젊고 거친 에너지를 쉴 새 없이 공급하는 '신형 엔진'이 하나 장착됐다.
강한 어깨와 빠른 발, 그리고 두려움 없는 스윙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2년 차 '완벽 툴가이' 박재현이다.
먼저 팬들을 경악하게 만든 것은 그의 소름 돋는 '어깨'였다. 28일 경기 6회말 2사 상황. 좌익수로 출전한 박재현은 NC 박시원의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걷어낸 뒤, 지체 없이 홈을 향해 공을 뿌렸다.
허공을 일직선으로 가른 송구는 한 번의 바운드도 없이 정확히 포수 미트에 꽂히며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를 완벽하게 지워버렸다. 마치 메이저리그 하이라이트에서나 볼 법한 엄청난 빨랫줄 보살이었다.
이 강렬한 한 방은 다음 이닝 NC 주자가 3루에서 홈 쇄도를 포기하게 만드는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수비로 미친 존재감을 뽐낸 박재현은 다음 날인 29일 경기에서는 방망이와 발로 창원벌을 완전히 지배했다.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1회 첫 타석부터 NC 에이스 구창모를 상대로 2루타를 뽑아내며 포문을 열었다. 백미는 양 팀이 4-4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초 1사 1, 2루의 찬스였다. NC의 든든한 마무리 류진욱을 마주한 박재현은 주저함이 없었다.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려 우중간 펜스를 직접 때리는 결정적인 1타점 결승 2루타를 작렬시켰다. 박재현의 이 한 방으로 혈이 뚫린 KIA는 김호령의 쐐기 스리런, 김도영의 솔로포를 묶어 시즌 첫 연장전 승리의 짜릿함을 맛봤다.
이날 박재현은 타격뿐만 아니라 '발'로도 상대를 흔들었다. 7회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무려 두 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
비록 첫 번째는 타자의 파울로 귀루해야 했고 두 번째는 후속 타자 삼진으로 득점과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상대 배터리의 혼을 쏙 빼놓기에는 충분했다. 이정도 발이라면 앞으로 승부처에서 단독도루로 승부를 봐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사실 박재현의 이러한 다재다능함은 이미 아마추어 시절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인천고 3학년 시절 내야(3루수)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전향한 것이 그의 야구 인생을 바꾼 '신의 한 수'가 됐다. 3루수 출신 특유의 강한 어깨와 타고난 야구 센스가 외야 수비에서 빛을 발하며 청소년 대표팀에 승선했고, 이를 눈여겨본 KIA 스카우트 진은 그해 3라운드(전체 25순위)로 그를 전격 지명했다.
당시 KIA가 8R 이내에서 지명한 야수는 박재현이 유일했을 정도로 구단의 기대치는 남달랐다. 당초 KIA는 3R에서도 투수 지명을 고려했으나 나성범 등 외야의 리빌딩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청소년대표팀에서 맹활약한 박재현을 전격 지명했고, 그것은 고작 2년차때부터 그 빛을 보기 시작했다.
박재현의 타격 스타일은 매우 직관적이다. 공을 오래 보기보다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면 주저 없이 배트를 돌리는 공격적인 성향이다. 삼진을 당할지언정, 그의 스윙에는 망설임이나 두려움이 없다. 이범호 감독이 "이런 선수가 한 명만 더 있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짓는 이유도 바로 이 젊은 선수의 주눅 들지 않는 패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등장한 '5툴 플레이어'의 재목. 박재현이 뿜어내는 그 뜨겁고 저돌적인 에너지가 호랑이 군단의 타선에 엄청난 활력을 불어넣으며 KIA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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