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날개'로 나는 삼성… 반도체-완제품 '노노갈등'도 심화

파이낸셜뉴스       2026.04.30 18:34   수정 : 2026.04.30 19:04기사원문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에도
가전·TV·스마트폰 겨우 흑자
역대급 영업익 내는 반도체는
성과급 투쟁에 불확실성 확대
사업간 격차로 노조간 이견도



삼성전자의 가전·TV·스마트폰을 만드는 완제품(DX) 부문은 사실상 사업 구조재편 국면에 놓였다. 반도체 부문이 94%라는 압도적 기여도로 역대 최대 분기실적을 올린 반면, 삼성전자의 다른 반쪽인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은 간신히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한쪽 날개가 꺾이고 있다는 데 내부적으로도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직군의 요구안대로,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부문별 성과급 체계가 받아들여질 경우 반도체와 비반도체 부문 간 노노갈등과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 양 날개 격차 확대

30일 삼성전자의 올해 1·4분기 확정실적 발표에 따르면 DX부문은 매출액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1% 급감했다. 같은 기간 DS부문 매출이 81조7000억원, 영업이익이 53조7000억원으로 각각 225%, 4727.2%씩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두 부문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셈이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1·4분기 DX부문의 영업이익은 4조7000억원으로 DS부문(1조1000억원)의 4배 이상이었다. 그러나 1년 새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시장 위축과 더불어 완제품에 들어가는 메모리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올라간 것도 DX부문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양 부문의 격차는 당분간 확대될 전망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 부사장은 "공급 부족을 우려한 고객들로부터 내년 수요가 미리 접수되고 있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김원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무는 "올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불확실한 대외 사업환경으로 실적과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DX부문 체질개선을 위한 조직 손질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사업 축소에 이어 중국에서도 생활가전·TV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VD사업부 인력을 자회사로 전환 배치하는 등 조직 슬림화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신사업 추진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모리 호황 속 '노노갈등'은 심화

메모리 업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서버용 D램 등 범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범용을 넘어 차세대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익화 전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는 모두 판매됐고, 하반기 공급량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HBM4는 차별화된 성능으로 고객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준비한 생산물량이 모두 팔렸다"며 "오는 3·4분기부터 전체 HBM 매출의 절반 이상이 HBM4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2·4분기에는 차세대 제품인 HBM4E(7세대)의 샘플을 출하하는 등 관련 사업 준비도 가속한다.

삼성 반도체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부문도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4분기 2조원대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적자 폭을 1조원 안팎까지 줄인 것으로 예측된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 부사장은 "현재 선단공정 라인 가동률이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며 "대형 고객사와 2나노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고, 가까운 시일 내 구체적 성과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사업부문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성과 보상체계를 둘러싼 갈등도 확대되고 있다.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부문 및 사업부별 가중치를 적용해 배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DS와 DX 부문 간 영업이익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부문별 성과급 규모 차 역시 천문학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one1@fnnews.com 정원일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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