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M&A도 노조 동의받아라"...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 격화
파이낸셜뉴스
2026.05.03 09:44
수정 : 2026.05.03 09:44기사원문
6.2% 인상안 거부 속 경영권 요구 논란
노조 기습 파업으로 1500억 손실
정부 중재도 불발... "대화 시급" 지적 확산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 3월 23일 조정 중지 전까지 13차례 교섭과 2차례 대표이사 면담을 진행하며 합의점을 모색해왔다. 이후 노조는 지난 1일부터 전면 파업을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4월 28일부터 일부 공정에서 선제적 파업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원부자재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전체 생산 공정에 연쇄적인 영향이 발생했다. 사측은 긴급 대응에 나섰으나 일부 생산 중단이 불가피했고, 그 결과 약 1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갈등의 핵심은 임금과 단체협약 요구안이다. 회사는 지급 여력과 향후 투자 재원을 고려해 6.2% 임금 인상과 600만원 일시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평균 14%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격려금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문제는 임금 수준을 넘어 노조가 제시한 단체협약안에 신규 채용, 인사고과, 인수합병(M&A) 등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해 사전 동의를 요구하는 조항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노조가 회사를 경영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인사·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채용과 기술 도입, 투자 결정은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전략적 판단"이라며 "노조가 이를 제한할 경우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지도부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전면 파업을 앞당겨 시행하는 과정에서 노조위원장이 해외여행으로 자리를 비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 차질과 대외 신뢰 하락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도부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 중재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4월 30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주관으로 열린 노사정 간담회에 노조위원장이 불참했고, 노조 측은 사측 교섭위원 전원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협상 진전을 어렵게 하는 조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해법으로 노조의 요구 조정과 협상 복귀를 꼽고 있다. 근로자 권익 보호라는 본연의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균형을 맞추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뿐 아니라 국내 바이오 산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파업 중에도 정부 중재에 응한 것은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의 표현"이라며 "노조가 비현실적인 요구와 강압적 파업을 중단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복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일 예정된 중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