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탈모, 정말 유전 탓일까?
파이낸셜뉴스
2026.05.23 07:00
수정 : 2026.05.23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그리고 아마 다들 공감할 것이다. 어느 날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터는데 머리카락이 후두득 떨어진다. 거울을 보니 정수리가 훤하다. 중년의 최대 고민, 탈모가 시작된 것이다.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이다.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가 가장 크게 관여하고, 모발성장을 저해하는 단백질인 '프로스타글란딘 D2' 의 합성에 관여하는 20p11 유전자와, 모낭의 성장에 관여하는 FOXC1 유전자가 탈모를 일으킨다. 이러한 유전자는 남성인구의 50% 이상이 갖고 있다. 여성인구도 상당히 많이 갖고 있지만 남성은 부모 양쪽 중 한쪽에서만 물려받아도 형질이 나타나는 우성유전인 반면 여성은 부모 모두에게서 물려받아야 나타나는 열성유전이다.
그래서 여성에게 탈모가 나타나는 확률은 20~30% 정도다. 탈모 유전자가 언제, 어떤 형태로, 어느 정도로 발현되는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보통 남성 탈모 인구의 25% 정도는 20~30대에 시작한다. 50대에는 전체 탈모 인구의 50%가 탈모가 된다. 여성의 경우는 대부분 40~50대에 탈모가 시작된다.
머리가 빠지는 형태는 남녀에 차이가 있다. 남자들은 앞머리가 M자 형태로 빠지거나 정수리가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대머리가 되는 형태이고, 여자들은 정수리가 빠지지만 헤어라인은 잘 유지되는 편이고 대머리로 발전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가 전체 탈모의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20%는 원형탈모증과 휴지기성 탈모증이 차지한다. 원형탈모증은 모발이 원형으로 빠지는 증상으로 심한 스트레스나 면역 이상이 원인이다. 휴지기성 탈모증은 모발이 생장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휴지기 상태로 이행하여 탈락되는 증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당연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큰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가 왜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는 걸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면 신체는 에너지를 만드는데 집중하느라 다른 활동을 억누르게 된다. 모발의 생장도 이에 해당한다.
모발은 모유두(모낭 안쪽에 있는 털을 키우는 기관)의 활동 상태에 따라 성장기, 퇴화기, 휴지기를 반복한다. 성장기란 모발이 굵고 튼튼하게 자라는 시기로 남성은 3~5년, 여성은 4~6년 정도를 유지한다. 퇴화기는 모유두가 축소하여 모발이 성장을 종료하고 멈춰 있는 시기로 30~45일 정도가 지속된다.
휴지기는 모유두가 활동을 멈추고 모발을 두피에 머무르게 하는 시기로 4~5개월 지속된다. 휴지기가 끝나면 모발은 빠지고 모유두는 다시 성장기로 들어간다.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모유두가 활동을 멈추고 이로 인해 모발의 상당 수가 급격히 휴지기로 이행하게 된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우수수 빠지는 탈모 증상이 나타난다.
스트레스가 탈모를 유발하는 경로는 이 외에도 또 있다.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등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높아지면 다른 호르몬에 영향을 준다. 특히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등 성호르몬이 영향을 많이 받는다. 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나 증가는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코르티솔은 체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높여 모낭의 환경을 악화시킨다. 특히 원형탈모증의 경우는 코르티솔이 유발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 그리고 염증으로 인한 T세포의 지나친 활동이 직접적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