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압송'은 美 세계경찰력 본보기
파이낸셜뉴스
2026.05.03 18:17
수정 : 2026.05.03 18:19기사원문
베네수엘라 작전서 드론·전자전과
정밀타격을 통하여 방공망 무력화
전광석화 작전… 경제적인 압박도
지상군 투입 없이 협상 밀어붙여
힘을 통한 평화와 억지력을 달성
베네수엘라 모델이 트럼프의 핵심
이상은 1년도 안되는 기간에 미국이 불량국가라고 지정한 두 나라에서 방공망을 완벽하게 뚫고 마음대로 요인을 체포·사살하거나 군사시설을 무자비하게 공격한 사건들이다. 이 세 개의 작전에서 미군 전사자 숫자는 10명이 안되었고, 총소요시간은 다 합해도 석달이 안된다. 베네수엘라를 침투한 특수부대를 제외하면 미국은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일방적인 군사작전을 전개한 셈이다.
현대 국제질서에서 패권국가는 국제질서 안정을 수호하는 세계경찰의 역할을 해야 한다. 20세기 초 영국은 그 역할을 하지 못하여 두 번의 세계대전을 막지 못하였다. 만약 지금의 패권국 미국도 세계경찰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국제질서가 붕괴할 수 있다. 현대 국제정치에서 국가의 실질적인 생존은 국제시장에 달려 있기 때문에,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에 있어서 패권국 미국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세계경찰력은 필수불가결한 국제 공공재라 할 수 있다.
이 베네수엘라 모델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드론과 전자전, 그리고 정밀타격을 통하여 상대방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인공지능(AI)이 분석한 표적과 표적 우선순위 배정에 따라 초기에 집중적으로 지휘통제부와 군사시설, 무기 및 무기 생산시설을 원거리 정밀타격해 무력화한다. 이렇게 상대방의 방공망과 반격능력을 불능화한 후 곧 지도층 요인에 대한 정밀타격 위협을 가하면서 말이 통하는 상대방 지도자를 지정하고 정권의 행태 변화를 압박하는 협상으로 들어간다. 미국의 이전 군사작전과 비교할 때 이 모델의 특이사항은 지상군 전개가 없다는 것과 무리한 정권교체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군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하여 철저히 위성과 AI, 정밀유도무기에 의존한 원격타격 중심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언제든지 정밀타격이 가능하다는 공포하에 강력한 협상을 밀어붙인다.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막고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해상봉쇄도 사용하는데, 이러한 군사작전은 상대방이 협상 국면에서 항복 이외의 옵션을 갖지 못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한편 미국은 상대국의 재원이 되는 경제부문을 획득하여 이 재원을 미국이 관리통제하고 그를 통하여 미국이 거부하는 정책에는 국가 예산이 집행되지 않도록 하는 예산 사후관리를 이 모델 안에 포함시켰다. 매우 짧은 시간 동안의 일방적인 군사력 사용, 그리고 군사적 공포와 함께 압박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이고 효율적이며 목표가 분명한 세계경찰력 사용의 모델을 미국이 개발한 셈이다. 물론 이러한 경찰력은 세계 최강의 위성 시스템과 데이터 수집 능력, 정밀유도무기 및 스텔스 폭격 능력, 그리고 이들과 결합된 AI 분석 플랫폼, 출중한 전문인력 등을 보유한 미국 시스템으로만 가능한 일이다.
자국 기술의 방공망이 무력화되는 것을 본 중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러시아의 눈에는 이 모델이 가공할 만한 세계경찰력으로 보일 것이다. 향후 이 베네수엘라 모델은 트럼프 행정부가 말한 '힘을 통한 평화'와 억지력을 달성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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