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온실가스 배출원 '냉매' 재활용… 국가 프로젝트 가동"

파이낸셜뉴스       2026.05.03 18:17   수정 : 2026.05.03 19:35기사원문
장재훈 KTC 탄소중립전략사업단장
온실가스 연간 2000만t 저감 목표
대형 설비 위주 관리 시스템 문제
ICT 기반 회수~재활용 기술 개발
전주기 관리 체계 데이터화할 것

"냉매는 '숨은 온실가스 배출원'입니다. 이제는 버리는 물질이 아니라, 회수해 다시 쓰는 자원으로 바꿔야 합니다."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 환경기술개발사업 핵심 과제로 선정돼 냉매 회수·재활용 기술 개발을 맡은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장재훈 탄소중립전략사업단장(사진)은 3일 이번 과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에어컨과 냉장고, 산업용 냉동·공조 설비에 쓰이는 냉매는 노후화·수리·이전·폐기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누출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관리체계는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냉매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서 '감축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고, 최근에는 배출량이 증가하며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한 국가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기후부가 추진하는 '국제협약 대응형 불소계 온실가스 저감 기술개발사업 핵심 과제'에 KTC가 선정돼 'ICT 기능이 탑재된 고효율 냉매 회수·재활용 기기 개발'을 주관한다.

이번 사업은 냉매(HFCs) 분야에서 연간 약 2000만t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으로, NDC 달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장 단장은 "신규 냉매 전환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설비에서 배출되는 냉매를 얼마나 회수하고 재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회수 시스템이었다. 기존 제도는 20RT 이상 대형 설비 중심으로 설계돼 중소형 설비는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회수 작업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이를 보상하는 시장이나 제도는 부족했다. 이로 인해 회수율은 낮았고, 회수된 냉매도 재생·재사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장비 개발이 아니라 '회수→기록→검증→재사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기존에는 수기 기록과 사후 보고에 의존했다면, ICT 기반 기술은 회수 순간부터 데이터를 자동으로 측정·기록·전송한다. 장 단장은 "회수 실적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국가 감축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국은 이미 회수·재생·재사용까지 이어지는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장 단장은 "한국은 아직 전환 단계지만 ICT 기반 통합관리 기술은 경쟁력이 있는 분야"라며 "한국형 냉매 관리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냉매를 '관리 가능한 배출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용 에어컨 냉매만 해도 이산화탄소보다 수천배 강한 온난화 영향을 갖고 있지만, 회수만 제대로 하면 배출을 막을 수 있다"며 "에어컨 이전·수리·폐기 과정에서 냉매를 회수하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냉매는 오랫동안 '쓰고 버리는 물질'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회수·정제·재사용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순환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장 단장은 "이번 사업은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라며 "배출원을 자원으로 바꾸는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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