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공공의료 최일선… 보건소 ‘진료 외주’ 땜질 처방
파이낸셜뉴스
2026.05.03 18:23
수정 : 2026.05.03 18:22기사원문
울산 보건소 의료인력 태부족
진료 멈추고 보건증 발급 지연
10차례 공고에도 지원자 ‘0명’
채용 포기하고 의사업무 외주화
3일 울산시와 지역 5개 구군에 따르면 보건소 의사 정원 15명 중 4명이 결원 상태로, 결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원을 채운 곳은 북구보건소가 유일하고, 중구·남구·울주군은 1명씩, 동구는 2명이 부족하다. 동구는 4일부터 1명이 새로 근무한다.
울주군보건소는 사실상 채용을 포기하고 외주를 줬다. 지난해 7월부터 의사가 모두 그만둬 공보의 1명이 열 달 넘게 업무를 대신해왔고, 10차례 공고에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자 업무대행 조례를 만들어 지난 2월에야 의사 1명을 확보했다. 월 임금은 1200만원 수준이다. 울산에서 보건소 의사 업무가 외주화된 것은 처음으로, 동구 등 다른 보건소도 같은 조례 제정을 검토 중이다.
울주군은 농어촌 주민이 이용하는 보건지소·보건진료소 사정도 더 심각하다. 의과 공보의가 지난해 6명 중 5명이 제대해 1명만 남으면서 지난해 9월부터 내과 진료와 예방접종 등이 중단됐다. 지난달 1명을 더 배정받아 2인 체제를 가동 중이지만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4급 공무원(서기관)에 해당하는 보건소장 자리도 비어 있다. 남구는 한 달 넘게 공석이고, 중구는 이달 정년퇴직을 앞뒀다. 울산시가 약 한 달 전 채용 공고를 냈지만 지난 4월 30일 마감까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의사협회에 도움을 청해도 허사였다. 신청자가 계속 없으면 치과·한의학 출신으로 대상을 넓히거나, 울주군처럼 일반직 공무원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도권과 비교되는 주거·교육·임금 격차 속에서 지자체가 단기간에 쓸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임금뿐이다. 보건소 일반직 의사 연봉은 약 8650만원, 임기제는 월평균 950만원(연봉 하한액 약 6960만원), 기간제는 월 1500만원, 외주 대행은 월 1200만원 수준이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일반직·임기제 채용 공고에는 반응이 없는데 기간제 모집에는 그나마 문의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건소 관계자는 "임금 인상 외에 해법이 없지만 예산 한계가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울산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7명으로 광역시 중 가장 낮은데도 광역시라는 이유로 지역의사제 의무복무지역에서조차 제외돼 의사 부족 사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의사 수가 적은 지역을 의료취약지로 지정하는 등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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