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못찾는 이란戰… 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제재 경고에 새 종전 협상안 불만족
파이낸셜뉴스
2026.05.03 18:54
수정 : 2026.05.03 20:49기사원문
해운사에 "통행료 내면 제재" 통지
공격회피 보장 요청때도 제재 대상
韓선박 두번째 홍해 통해 원유수송
이란, 전쟁 배상금 등 14개항 제시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통행과 관련한 '이란과의 모든 거래'를 제재대상이라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해운업계가 양자택일의 딜레마에 몰렸다. 이란은 해협 통제권 공식화와 배상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14개항의 수정 협상안을 새롭게 제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시사했다. 양국 대치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통행료 철퇴, 韓선박 홍해 우회
OFAC가 적시한 제재대상 거래 형태는 광범위하다. 현금은 물론 디지털 자산, 상계 거래, 비공식 스와프, 현물 지급이 모두 포함되며 각국 주재 이란대사관을 통한 결제나 기부금 형식의 우회지급 역시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 개인과 법인뿐 아니라 외국 기업과 금융기관까지 겨냥한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성격을 띤다.
해운업계는 이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통행료를 지불하면 미국의 제재를 당하고, 이를 거부하면 해협을 통과할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트럼프는 이란과 연계된 선박 통행을 차단하는 해상 봉쇄를 필요한 만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군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봉쇄 이후 현재까지 상선 45척이 회항 조치됐다.
이런 상황에서 해양수산부는 3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지난달 중순에 이어 두번째 우리 선박이 홍해를 통과해 국내로 원유를 운송 중이라고 밝혔다.
■종전 협상은 도돌이표
양측의 종전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란이 새로 제시한 협상안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는 "이란이 제시한 계획을 검토할 것이나 그동안의 행보를 고려하면 수용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에도 트럼프는 "만족스럽지 않다"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 등 미국의 핵심 요구가 선행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트럼프가 일축한 제안은 이란이 미국 측 9개항 종전안에 맞서 중재국 파키스탄에 전달한 14개항 수정 협상안이다. 전날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 제안은 미국이 제안한 2개월 휴전 대신 30일 이내에 모든 쟁점을 일괄 타결해 레바논 등 전선을 포함한 전면 종전을 목표로 한다.
수정안에는 전쟁피해배상금 지급, 군사적 침략 재발방지 보장, 대이란 제재 완화 및 해외자산 동결 해제 등과 함께 호르무즈해협 통항에 대한 새 메커니즘 구축이 포함됐다. 이란이 통행료를 징수하고 선박 통항을 관리할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호르무즈해협 통제 문제를 타협 불가 사안으로 보고 있다. 이란도 대미 강경노선이 굳어진 상태다.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는 유지하겠다는 논리이지만, 양측의 쟁점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단기간에 타결은 어렵다는 평가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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