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 수장 원포인트 인사…마케팅통 세워 위기 넘는다

파이낸셜뉴스       2026.05.04 09:38   수정 : 2026.05.04 09:38기사원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이원진 사장, TV사업부장으로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TV 사업 수장을 전격 교체하며 실적 부진에 빠진 세트(DX)부문 수술에 나섰다. 글로벌 TV 시장 침체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속에 TV 사업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인사로 풀이된다. 아울러 반도체가 분기 영업이익의 94%(53조7000억원)를 책임지는 동안 TV·가전 등이 포함된 DX부문은 3조원을 버는 데 그치는 등 '반쪽 성장'이 고착화되자, 핵심 사업 리더십부터 손보는 강수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4일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고 있는 이원진 사장을 TV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으로,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위촉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 시점에 단행된 '원포인트 인사'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해 월드컵 등 글로벌 이벤트를 앞두고, 마케팅 역량이 검증된 이원진 사장을 '구원투수'로 전면 배치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이원진 사장은 '컨텐츠·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가'로 삼성전자 TV, 모바일 서비스 사업의 핵심 기반을 구축하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으며, 이를 통해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리더십을 입증했다"며 "풍부한 사업 성공 경험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주도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등 TV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DX부문장 보좌역으로 위촉된 용석우 사장은 연구개발(R&D) 전문성과 풍부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로봇 등 세트사업 전반의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역대급 실적' 속에서도 심화된 사업부 간 격차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3조8700억원, 57조2300억원으로 역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 다만 이익의 94%를 반도체(DS부문)가 책임지며 사실상 '반도체'만의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기간 DX부문 매출은 5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원이다. 전년 동기(4조7000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올 1·4분기 모바일(MX)사업부(네트워크사업부 포함)가 2조8000억원을 벌며 실적을 지탱했지만, 가전·TV(DA·VD)사업부는 2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DX 전 사업부는 이미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특히 TV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침체기다.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1000만대로 전년(2억800만대) 대비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TV사의 저가 공세가 심화되고, 시장 주요 플레이어인 중국 TCL이 일본 소니와 TV 합작 법인을 출범하는 등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TV 사업을 중심으로 리더십 교체에 나서며, DX부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관측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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