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선박 빼낸다" 美 자유 프로젝트…군함 호위는 아닌 듯
뉴스1
2026.05.04 09:28
수정 : 2026.05.04 09:28기사원문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을 이동시키는 '자유 프로젝트(Project Freedom)'를 발표했지만 미 해군 군함이 호송하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자유 프로젝트'를 통해 중동 시간 4일 아침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중립적이고 무고한" 국가들의 선박이 안전하게 빠져나가도록 미국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4일부터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의 항행 자유 회복을 위한 '자유 프로젝트'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미국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서 미 해군 전함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하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 당국자는 WSJ에 이번 작전은 "각국, 보험사, 해운사들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항을 조율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또 악시오스가 인용한 2명의 미국 관리 역시 이번 작전에는 상선을 호위하는 미 해군 함정이 반드시 포함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리는 악시오스에 이란 군이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을 공격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경우를 대비해 미 해군 함정들이 "근처에"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리들은 미 해군이 상선들에게 해협 내 최적의 항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며, 특히 이란 군이 기뢰를 매설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할 경우 정보 제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 해군 군함이 앞에서 끌고 가는 방식이 아니라 뒤에서 감시·지원하는 형태에 항로 조율 중심으로 해협 통제를 시도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자유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이를 군사작전(operation)으로 표현하지 않고 절차(process)로 언급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트럼프는 "미국이 중립국 선박들을 안전하게 안내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인도주의적 제스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과정이 방해받을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비군사적 접근과 군사적 경고가 혼재된 메시지를 내놨다.
이번 조치는 이란이 '선(先) 종전 및 후(後) 핵 협상'을 골자로 하는 14개항 종전안을 제시하고 미국이 이에 대한 답변을 전달한 직후 나온 것으로, 협상과 군사적 압박이 병행되는 상황이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B)의 전략가 로드리고 카트릴은 블룸버그에 "세부 사항에 항상 문제가 도사리고 있지만, 양측이 합의점을 찾으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이런 상황이 있었던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이번 조치에 즉각 반발했고 전함 호위 없이 항로 안내만으로 해협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이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 체제에 대한 미국의 어떤 개입도 휴전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선박 호송을 명분으로 해협 통제에 개입할 경우,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번 호송 작전은 트럼프가 또 다시 내놓은 단기적 대응일 수 있다.
미 국방부는 전쟁 비용이 이미 25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에너지 시장 불안과 동맹 갈등도 확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단기전을 예상했지만, 현재는 출구 전략이 불명확한 장기전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AFP통신이 인용한 해상 정보업체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900척 이상의 상선이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머물러 있으며, 전쟁 초기에는 1100척을 넘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유가는 트럼프의 발표 직후 2% 낙폭을 보였지만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 낙폭이 1%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4일 오전 8시 18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은 0.4% 하락한 배럴당 107.75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0.7% 내린 배럴당 101.26달러로 움직였다. 아시아 거래 초반 낙폭 2%에 비해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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