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면세점까지… 유통업계 번진 '노봉법 공포'
파이낸셜뉴스
2026.05.04 19:07
수정 : 2026.05.04 19:06기사원문
사용자성 논쟁 빠르게 확산
백화점·면세점도 교섭 분쟁
줄파업 등 집단행동 가능성
편의점 물류에서 촉발된 갈등이 백화점·면세점으로 번지면서 외주·위탁 중심 물류와 입점 브랜드 고용 구조로 나뉘어 있던 유통업 고용 구조 전반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면세점 업계는 최근 노동위원회 판단 등을 계기로 하청 노조와의 교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빠른 시일 내 교섭에 응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를 보면 재심을 거치기보다 교섭에 응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0월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백화점·면세점이 근무시간, 시설 이용, 고객 응대 매뉴얼 등 일부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 판단을 근거로 협력사 노조와의 교섭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백화점과 면세점을 상대로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면서 실제 교섭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광선 율촌 변호사는 "현재 노동위원회 단계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 대상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법원 단계에서는 경제적 종속성이나 실질적 지배력 등을 보다 엄격하게 따질 수 있어 최종 판단은 달라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판매직 노조는 '주말 연장근무 제한' '정기 휴무일 고정' 등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교섭이 본격화될 경우 논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특히 업계가 긴장하는 부분은 '교섭 이후'다. 이 변호사는 "교섭 자리에 앉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문제는 교섭이 결렬될 경우 쟁의권이 확보되면 파업 등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면세점은 브랜드와의 계약관계를 근거로 사용자성을 부인하고 있다. 판매직 인력은 각 브랜드가 고용·운영하는 만큼 백화점이 직접 근로조건을 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노동위의 판정문이 송달되지 않은 상황으로, 내용을 검토한 뒤 후속 교섭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도 "현재 지노위 결정에 따라 필요한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이지만, 아직 세부 결정문을 받지 못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현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