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 이웃 몰살할 뻔한 70대, 119 출동 뒤 또 '불'
파이낸셜뉴스
2026.05.05 20:00
수정 : 2026.05.05 20:00기사원문
소음에 불만 가져 방화
재범 위험성 높은 상태
홀로 생활해 돌봄 어려워
재판부 "피해 크게 확대될 위험"
[파이낸셜뉴스] #. 지난해 8월 29일 서울 중랑구에 있는 한 다세대주택에서 3시간 간격으로 불이 났다. 범인은 거주하던 A씨(74)였다. 그는 오전 4시50분께 정화조 청소 등 소음으로 인해 화가 나 불을 질렀다.
같은 날 오전 7시45분께 다시 한번 불을 붙였다. 다행스럽게도 이웃과 정화조 작업자가 불길을 매번 발견해 피해가 확산되지는 않았다.
그는 범행을 반성하며 치료 의지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감정 의견서에 따르면 한 전문가는 평소 A씨가 평소 감정과 충동 조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재범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며 제대로 치료한 뒤 사회로 복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별다른 소득 없이 홀로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신문 과정에서도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고, 가족으로부터 적절한 지원과 돌봄을 받기도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 역시 치료감호 처분을 통해 그가 치료받기를 희망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최경서 부장판사)는 지난달 3일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74)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치료감호 처분도 내렸다.
재판부는 막대한 피해가 나타날 수 있었다며 그를 질책했다. 재판부는 "다수 주민이 주거하는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났는데 이웃과 정화조 작업자가 불길을 발견하고 이를 끄지 않았다면 피해가 크게 확대될 수 있었다"면서 "피해가 쉽게 확대될 수 있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119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지 약 3시간 만에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반성하면서 치료 의지를 보이는 점, 당뇨병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법정 출정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동종 전과가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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