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양식장 고수온 피해 막는다… 46억원 투입해 산소·보험·취수관 지원

파이낸셜뉴스       2026.05.05 16:03   수정 : 2026.05.05 16:02기사원문
재해보험료 6억5000만원 지원
육상양식장 액화산소 15억원 투입
산소공급 장치 지원 품목 확대
취수관 연장 8곳 시범 추진
참조기·순환여과 등 체질 개선
기후위기 대응형 양식 전환 속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제주 양식장의 고수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수온은 양식어류의 산소 부족과 면역력 저하를 불러 대량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46억원을 투입해 피해 예방과 생산 기반 보강에 나선 배경이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고수온 대응 사업은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 지원, 육상양식장 액화산소 구입 지원, 이상수온 대응 지원, 해수공급시설 확충 지원 등 4개 분야로 추진된다.

제주 양식산업은 지역 수산업을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어류양식동향조사 결과 제주지역 어류양식 생산량은 2만7200t으로 전국 1위 전남 2만7300t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생산액은 4720억원으로 전년보다 18.3% 늘었다. 어종별로는 넙치류가 2만1100t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이 산업의 비용 구조와 생산 안정성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광어 등 주요 양식어류는 수온이 높아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물속 산소량도 줄어든다. 질병 저항력이 떨어지면 폐사 피해가 커진다. 고수온은 일시적 이상기후가 아니라 여름철 상시 위험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 피해도 컸다. 지난해 제주지역은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고수온이 지속됐다. 도내 육상양식장 78곳에서 광어 등 221만5000마리가 폐사해 53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고수온 발생일수도 2020년 22일에서 2024년 71일로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제주도는 먼저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 지원에 6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국고 지원금을 뺀 어업인 자부담금의 60%를 도비로 지원한다. 고수온 피해를 모두 막기 어려운 만큼 재해보험은 피해 이후 어가의 경영 충격을 줄이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육상양식장 액화산소 구입 지원에는 15억원이 들어간다. 선정된 114개소에 어가당 791만원을 지원한다. 고수온 발생 시기가 빨라지는 흐름을 반영해 올해는 6월 1일부터 구입한 물량까지 소급 지원한다.

액화산소는 고수온기 양식장 생존율을 좌우하는 현장 장비다. 수온이 높아지면 물속 산소는 줄고 어류의 산소 요구량은 늘어난다. 산소 공급이 늦어지면 폐사가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다. 제주도가 액화산소 지원 시기를 앞당긴 이유도 현장 대응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상수온 대응 지원에는 8억7000만원이 투입된다. 기존 액화산소와 면역증강제에 더해 벤츄리관 등 산소공급 장치가 신규 지원 품목으로 추가된다. 벤츄리관은 물 흐름을 이용해 산소 공급 효율을 높이는 장치다. 양식장 수질과 산소 환경을 관리하는 데 쓰인다.

올해 새로 추진되는 해수공급시설 확충 지원사업도 주목된다. 제주도는 16억원을 들여 양식장 8개소의 취수관을 연장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의 해수를 안정적으로 끌어와 고수온 피해를 줄이려는 시범사업이다.

취수관 연장은 단기 처방보다 생산시설 개선에 가깝다. 산소와 면역증강제는 고수온이 닥쳤을 때 피해를 줄이는 현장 대응책이다. 취수관 연장은 양식장이 공급받는 해수의 온도 조건을 개선하는 기반 투자다. 기후위기가 반복될수록 이런 시설 보강의 중요성은 커진다.



제주 양식산업의 구조적 과제도 분명하다. 넙치 중심 생산체계는 시장 인지도와 유통 기반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특정 어종 의존도가 높을수록 고수온과 질병, 가격 변동 위험에 취약하다. 산소 공급과 취수관 보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품종 다변화와 사육 방식 전환, 질병 관리, 수출시장 안정화가 함께 가야 한다.

제주도는 중장기 대책으로 고수온에 강한 참조기 등 신품종 산업화를 추진한다. 외부 환경 영향을 줄이는 순환여과 사육시스템 실증과 보급도 병행한다. 순환여과 사육시스템은 양식장 물을 여과·정화해 다시 쓰는 방식이다. 외부 해수 온도와 오염 영향을 줄이고 사육 환경을 정밀하게 관리할 수 있어 기후위기 대응형 양식기술로 꼽힌다.

경제적 돌파구도 산업 체질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 제주 양식산업은 생산량 확대만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고수온 대응 비용과 전기료, 산소비, 질병 관리비가 계속 늘고 있어서다. 앞으로는 친환경 인증, 생산이력 관리, 저탄소 양식, 고부가 품종, 수출 품질 관리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제주도는 올해 양식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96억원 규모의 관련 예산도 편성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생산체계 전환을 중심으로 액화산소 구입, 재해보험료, 수산용 백신, 에너지 절감설비, 친환경 인증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김종수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사전 예방 중심의 대응 체계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피해 최소화와 중장기 대응을 함께 추진해 양식어가의 경영 안정과 산업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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