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외치던 세대, 성과급 탐욕 노조로… "정부가 나설 때"

파이낸셜뉴스       2026.05.05 18:54   수정 : 2026.05.05 20:25기사원문
성과급·총파업 비난 여론에도
대화·타협없이 성과급에만 몰두
신제윤 "노사 모두 설 자리 잃는다"
고객·투자자 손실 등 악영향 우려



"극단적 이기주의다. 노동운동의 기본정신을 잃었다."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

"공정성을 중시한다고 하나, 노조활동에 대해선 시각이 협소하다.

"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

'90년대생'이 주축이 된 삼성전자 노조(공동투쟁본부)가 1인당 약 6억~7억원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오는 21일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다. 10년 전 '정유라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 당시 입시 공정성을 이유로 광장 한복판에서 촛불을 들었던 세대다. 그 어떤 세대보다도 공정성을 중시하며, 가장 개인주의적이라는 Z세대 신(新)노동운동가들이다. 그런 그들이 이번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보상체계를 기준점으로 삼아 사측에 '공정배분'을 요구하며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명문화하라"고 연일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역대급 성과는 노조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반도체 산업 주무장관(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에게 항의서한을 보냈고, 성과급 투쟁·총파업이 부적절하다는 국민여론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총파업 시 회사가 입을 손실만 약 30조원은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정부와 사측, 400만 주주, 글로벌 고객사, 협력업체까지 촉각을 곤두서게 만든 뒤 물밑교섭 기간 유유히 동남아로 연차휴가를 떠났다. 연차휴가 사용 역시 정당한 권리라는 것이다. 사실상 '타협 없는 직진'이다. 총파업이란 파국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정성이란 정체성, '자기애'로 변질

5일 복수의 노동 및 노사문제 전문가들은 본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주축이 된 이번 성과급·총파업 투쟁과 관련, 막대한 투자를 담보로 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성과급 한탕주의'라고 지적했다.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본지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및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과급 투쟁에 대해 "'극단적 자기애'의 발로"라며 "어려운 계층의 권익 향상을 위해 연대해 온 기존 노동운동의 본류에서 크게 벗어난 행태"라고 지적했다.

사측이 영업이익의 13% 수준, 1인당 약 5억3000만원을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매년 15%씩 지급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올해의 경우 약 45조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1인당 약 6억원이다. 2025년도 삼성전자 주주배당액(약 11조원)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회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약 37조원)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기성 양대 노조의 통제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이념이나 진영논리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동시에 기성 노조와 달리 국민정서나 여론도 상대적으로 의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대화와 타협' 실종

정부와 삼성전자 사측, 주주단체들이 연일 파업 자제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날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사내망을 통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저하는 물론 고객의 신뢰 상실, 주주 및 투자자 손실 등 국가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총파업 시 예상 피해액은 18조~30조원이다. 이는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일 뿐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협력업체 타격, 삼성의 브랜드 가치 및 고객 신뢰 저하 등 간접적 손실까지 더하면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노사 모두 이달 총파업이란 파국을 막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경험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성과배분 모델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지순 교수는 "노조는 현재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식으로 당장의 조건을 중시하는 상황"이라며 "기업의 경영상황에 대한 계속된 설명 노력과 더불어 정부 역시 노조의 행태가 국민경제 전체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채필 전 장관은 "정부의 친노조 정책이 노동계의 기대감을 키웠다"면서 "노사문제 담당 장관, 각료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이동혁 기자

moving@fnnews.com 이동혁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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