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4대 썼다" 지하주차장 '펑' 소리에 달려간 택시기사가 화재 막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0:39   수정 : 2026.05.06 13: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자칫하면 큰 피해로 번질 뻔했으나, 시민이 신속한 대응으로 확산을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강동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월 5일 오전 3시 12분께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 지하 3층 주차장에서 주차된 차에서 불이 났다.

당시 퇴근 후 차량을 주차하고 내리던 택시기사 정진행씨(61·남)는 주차장 내부에 울려 퍼진 폭발음을 듣고 이상을 감지했다.

정씨는 "차에서 내리려는데 '펑' 하는 소리가 크게 들려 주변을 둘러봤다"며 "자동차 아래쪽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가까이 가 확인했더니 불꽃이 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곧바로 119에 신고한 정씨는 주차장 기둥에 비치된 소화기를 들고 초기 진화에 나섰다. 그는 "119에 신고하면서 위치를 알린 뒤 바로 소화기를 가져와 사용했다"며 "소화기 하나는 금방 소진돼 기둥 사이를 오가며 4개 정도를 번갈아 썼다"고 설명했다.

불길을 잡는 과정에서도 차량에서는 크고 작은 폭발음이 이어졌다. 차들이 가까이 붙어 있어 불이 인접 차량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었다. 정씨는 "소화기를 한 번 쓰고 다시 가져오고를 반복하면서 불이 커지지 않게 계속 눌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재 발생 약 2분 뒤 관리원이 도착해 소방대 진입을 도왔고, 정씨는 현장에서 화재 위치와 주차장 구조를 안내하며 대응을 이어갔다. 지하 3층 구조상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출동한 소방대는 호스를 전개해 엔진룸 내부 잔존 화염을 진압하고 배연 및 상층부 인명 검색을 실시했다.

이번 화재는 차량 ABS에서 발생한 전기적 요인(트래킹)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전기차가 아닌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서도 전기 계통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화재는 발생 차 1대와 인근 차 2대 일부 피해에 그쳤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에 당국은 정씨의 초기 대응 덕분에 화재 확산이 억제된 것으로 보고, 화재 확산을 막은 공로를 인정해 정씨에게 이달 6일 화재 진압 유공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소방 관계자는 "새벽 시간대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발견이 늦어질 경우 연기 확산과 차량 연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시민의 신속한 판단과 초기 대응으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