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저려서 잠을 못 자요"...방치하면 단추도 못 끼우는 '이 병'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9:00   수정 : 2026.05.06 19:00기사원문
현대인의 병 '손목터널증후군'
스마트폰 시대 2030 환자 급증
골든타임 놓치면 수술해도 회복 어려워



[파이낸셜뉴스] "새벽 3~4시쯤 손이 저려서 잠을 깼어요. 한참을 털어야 좀 풀리는데, 그게 매일 반복되니까 제대로 잘 수가 없었어요."

직장인 김모(34·여)씨는 1년 전부터 시작된 야간 손저림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단순 혈액순환 장애나 피로 탓이라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증상은 갈수록 악화됐다.

어느 날부터인가 손목에 힘이 빠지면서 들고 있던 컵을 맥없이 떨어뜨렸고, 출근길 셔츠 단추를 채우는 평범한 일상조차 버거워졌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김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신경 압박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매년 17만명 진단… 2030 환자도 빠르게 늘어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의 좁은 통로인 수근관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압박받아 생기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은 엄지부터 약지 절반까지의 감각과 엄지손가락 근육의 운동을 함께 담당한다. 이 신경이 눌리면 해당 부위에 저림과 감각 이상, 근력 약화가 동반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매년 17만명 안팎으로, 손목 말초신경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하다. 환자의 약 70%가 여성이며 50대 이상 중장년층 비중이 높은데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폰을 장시간 쥐고 사용하거나 키보드·마우스를 반복적으로 쓰는 사무직 근무 환경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당뇨병·갑상선 질환·임신 등 호르몬 변화나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장시간 가사노동을 한 중년 여성, 미용사·요리사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쓰는 직업군 역시 고위험군에 속한다.

새끼손가락 빼고 다 저리다면 의심해야


손목터널증후군은 정중신경의 지배 영역인 엄지·검지·중지, 약지 절반만 저린 것이 특징이다. 새끼손가락은 척골신경이 담당하므로 저림 증상에서 제외된다.

야간 통증도 결정적 신호다. 자다가 저림 증상으로 잠에서 깨고 손을 털거나 주물러야 통증이 가라앉는다면의심해봐야 한다.

그외 손에 힘이 빠져서 단추 채우기나 동전 집기 등 정밀한 동작이 어려워지거나 운전 중 핸들을 잡을 때 저림이 심해지는 것도 주요 신호다.

골든 타임 놓치면 수술 해도 영구 손상 가능성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는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가벼운 초기라면 손목 사용을 줄이고 야간에 손목 보조기를 차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보조기는 자는 동안 손목이 꺾이지 않게 잡아줘 정중신경 압박을 덜어준다. 여기에 소염진통제 복용이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병행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감각 저하·근력 약화가 진행된 중증이라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를 절개해 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이지만, 회복까지는 수주가 걸린다.

문제는 골든타임을 놓친 경우다.손목터널증후군은 증상이 진행될수록 엄지손가락 아래쪽의 두툼한 근육인 무지구(엄지두덩)가 점차 위축된다.

무지구의 위축이 심해지면 수술로 신경 압박을 풀어줘도 근육이 원래대로 잘 돌아오지 않는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을 하더라도 일상적인 동작이 영구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손목 중립 자세, 1시간마다 스트레칭… 일상 속 예방법




손목터널증후군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예방·관리할 수 있다. 핵심은 손목을 꺾인 자세로 오래 두지 않는 것이다.

키보드·마우스 사용 시 손목이 책상에 눌리거나 위로 꺾이지 않도록 손목 받침대를 활용하고, 스마트폰을 볼 때도 손목을 과도하게 구부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1시간에 한 번씩 손목과 손가락을 스트레칭 해주는 것도 좋다.손바닥을 펴고 손가락을 뒤로 젖히거나, 주먹을 쥐었다 펴는 등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만큼, 손이 보내는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나이 탓, 스트레스 탓' 하다가 놓치는게 병입니다. [이거 무슨 병]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질병들의 전조증상과 예방법을 짚어줍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똘똘한 건강 정보'를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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