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빠 육아휴직 40% 첫 돌파… 남성 육아휴직 1000명 시대 열렸다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5:19   수정 : 2026.05.06 15:19기사원문
2025년 남성 육아휴직 1072명
고용보험 수급자 기준 42.8%
2년 새 남성 휴직자 76% 증가
'6+6 부모 육아휴직제' 영향
중소기업 대체인력 지원 확대
소득 감소·직장 눈치는 과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육아휴직을 쓰는 아빠가 처음으로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육아를 여성에게 맡기던 직장문화가 맞돌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변화가 숫자로 확인됐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기준 도내 육아휴직 사용 근로자는 2507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은 1072명으로 전체의 42.8%를 차지했다. 제주지역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4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가세도 뚜렷하다. 제주지역 남성 육아휴직 비율은 2023년 33.6%에서 2024년 36.1%로 오른 뒤 지난해 42.8%까지 뛰었다. 2년 새 9.2%포인트 상승했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같은 기간 610명에서 1072명으로 462명 늘었다. 증가율은 76%다.

육아휴직은 저출산 대응과 직장문화 변화를 함께 보여주는 지표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을 잠시 멈출 권리가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지, 남성도 돌봄의 당사자로 인정받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제주에서 남성 육아휴직 1000명 시대가 열린 것은 공공과 민간 직장의 분위기 변화가 수치로 드러난 결과다.

제주도는 남성 육아휴직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근로자와 사업주 양쪽에 대한 제도 지원 강화를 꼽았다. 대표 제도는 2024년부터 시행된 '6+6 부모 함께 육아휴직제'다.

이 제도는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함께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쓰면 첫 6개월 동안 육아휴직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높여 지급하는 방식이다. 상한액은 1개월 차와 2개월 차 각각 250만원, 3개월 차 300만원, 4개월 차 350만원, 5개월 차 400만원, 6개월 차 450만원이다. 7개월 차부터는 일반 육아휴직급여로 전환돼 월 160만원 한도에서 통상임금의 80%가 지급된다. 연간 최대 수급액은 2960만원이다.

소득 감소 부담을 줄인 점은 남성 육아휴직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 가정에서 아빠의 육아휴직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가계소득 감소다. 급여 보전 수준이 높아지면 남성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선택할 여지도 커진다.

사업주 지원도 강화됐다. 육아휴직을 허용한 중소기업 사업주에게는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장려금 특례를 적용해 육아휴직 지원금을 지급한다.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도 확대됐다. 만 12개월 이내 자녀를 둔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부여한 중소기업 사업주는 최초 3개월 동안 월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육아휴직자의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인력을 새로 채용하면 월 최대 140만원까지 인건비를 지원받는다.

사업주 지원 실적도 늘었다.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장려금은 2023년 341개소 22억7900만원에서 2025년 610개소 38억3600만원으로 확대됐다. 지원 사업장 수는 269개소 늘었고 지원액은 15억5700만원 증가했다.

과제도 남아 있다. 육아휴직 급여가 늘어도 실제 소득 감소를 모두 막기는 어렵다. 직장 내 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운 소규모 사업장은 휴직 사용 부담이 크다.
제도가 있어도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직장문화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

육아휴직 급여와 출산육아기 고용안정장려금은 고용24 누리집이나 제주시·서귀포시 고용센터 방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강애숙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제도 지원과 맞돌봄 문화 확산이 남성 육아휴직 증가로 이어졌다"며 "일·생활 균형이 직장문화로 자리 잡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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