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병원서 말 꺼내기 어려워"…서울대, AI 진료도구 개발

파이낸셜뉴스       2026.05.06 16:40   수정 : 2026.05.06 16:39기사원문
서울대 연구팀, ACM CHI 2026 구두 발표 트랙 채택
증상 설명·의료 용어·진료실 질문 과정 어려움 분석



[파이낸셜뉴스] 북한이탈주민이 남한 병원에서 증상을 설명하거나 의료진에게 질문하는 과정에서 언어·문화적 장벽을 겪는다는 서울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들이 진료실에서 '차마 묻지 못하는' 질문과 설명을 병원 방문 전에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 진료 준비 도구를 제안했다.

6일 서울대학교에 따르면 간호대학·지능정보융합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연구팀의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대회인 ACM CHI 2026 구두 발표 트랙에 채택됐다.

연구팀은 북한이탈주민이 한국 사회 정착 이후에도 의료기관 이용 과정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북한이탈주민 10명을 대상으로 병원 방문 전후의 환자 경험을 조사한 결과, 실제 진료실에서 의사와 상담하는 단계에서 핵심적인 어려움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증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거나, 남북한 간 다른 의료 용어와 표현 방식 때문에 혼란을 겪는 사례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사회·문화적 위축감도 진료 과정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AI 기반 모바일 프로토타입 '메디브리지(MediBridge)'를 개발했다.

사용자는 병원 방문 전에 AI 의사와 예행연습 형식의 대화를 하며 자신의 증상과 걱정, 질문을 정리할 수 있다. 이후 실제 의료진에게 전달 가능한 형태의 '헬퍼 노트(Helper Note)'도 생성된다.

연구팀은 북한이탈주민 15명을 대상으로 MediBridge 사용 경험을 평가했다. 참여자들은 해당 도구가 자신의 증상을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고, 의료진과 상담 과정에서 느끼는 사회·문화적 부담과 언어적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번 연구는 북한이탈주민의 의료 적응 문제를 단순한 정보 부족이나 개인의 의사소통 역량 문제로만 보지 않고, 환자 여정 전반에서 발생하는 제도적·언어적·사회문화적 장벽의 문제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제1저자인 송형우 서울대 지능정보융합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북한이탈주민은 남한 사회에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언어, 제도, 관계적 부담이 겹친 어려움을 경험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이들이 진료실에서 '차마 묻지 못하는' 질문과 설명의 어려움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은 의료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진료 전에 자신의 증상과 질문을 정리하고 더 안전하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송형우 연구원과 김정하·김민주·곽두형 서울대 간호대학 연구진, 신민정 서울대 지능정보융합학과 연구원, 서봉원 서울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 정형구 서울대 간호대학 교수가 참여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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