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배수구에 팔 빨려 들어가 '참변'…'초등생 익사' 풀장, 명백한 인재
파이낸셜뉴스
2026.05.07 04:40
수정 : 2026.05.07 10:05기사원문
초등생, 안전망 없는 취수구에 팔 끼여
법원 "지자체·시공사가 4.8억 배상하라"
[파이낸셜뉴스] 경북 울릉군의 한 해수풀장에서 초등학생이 취수구에 팔이 끼여 익사한 참변과 관련해, 법원이 안전 장치를 누락한 지자체와 시공사에 4억 8000만 원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울릉군과 시공사 관계자 3명이 공동으로 유족에게 총 4억 85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사고는 지난 2023년 8월 1일 오전 11시 5분쯤 울릉군이 설치 및 관리하던 물놀이 시설 내 원형 풀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A군은 물놀이 시설 중앙에 위치한 조합놀이대 하단부를 통해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야 할 곳이었으나, 출입문은 잠겨있지 않아 방치된 상태였다. 안으로 들어간 A군은 강한 수압의 취수구에 팔이 빨려 들어가면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재판부는 이번 사고가 시설의 설치 및 관리상 하자에서 비롯됐다고 명확히 지적했다.
재판부는 "폐쇄시설 내 취수구에 일체형 배수설비(플로어 드레인)가 설치되지 않아 고압의 흡입 배관이 위험하게 노출돼 있었고, 출입을 막는 잠금장치조차 없었다"며 "이러한 하자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 타당하므로 울릉군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안전 장치 설치를 누락한 시공사 관계자 3명에 대해서도 민법상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취수구 덮개가 없거나 부실하면 이용자의 신체가 흡입되는 중대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시공사 입장에서 상식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신체가 빠지는 것을 막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시공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유족 측이 제기한 울릉군수와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무원의 공무집행 안정성을 위해 고의나 중과실의 경우에만 개인 책임을 지도록 한 국가배상법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공무원들이 해당 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담당하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업무상 과실이 배상 책임을 지울 만한 '중과실'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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