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탄소세 또 연기.. K-조선 영향은 '제한적'

파이낸셜뉴스       2026.05.07 09:06   수정 : 2026.05.07 09:06기사원문
미국 등 반대로 오는 11월 재논의
친환경 선박 발주 수요 감소 우려에
업계에선 "친환경 전환은 대세" 무게
K-조선 3년치 일감 쌓여 영향 적을듯



[파이낸셜뉴스]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운 탄소세 도입 일정이 또 다시 늦춰지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친환경 선박 발주 속도가 둔화되며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해운·조선업계에서는 IMO의 탄소 감축 기조 자체는 유지되고 있는 만큼 친환경 선박 전환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IMO는 지난달 해운업 탄소 감축을 위한 중기조치(Mid-term Measures) 세부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4월 83차 MEPC에서 넷 제로 프레임워크(NZF) 초안을 승인한 바 있지만, 10월 임시회의에서 미국과 산유국의 반대로 최종 채택이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최종 채택을 점쳐왔지만, 결국 오는 11월 말 열리는 85차 회의로 또 다시 연기됐다.

NZF는 5000t 이상의 대형 선박이 기준치 이상의 탄소를 배출할 경우 1t당 최대 380달러의 세금을 부과하는 '해운 탄소세'가 골자다. 전체 해운 탄소세 규모는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선박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를 제한해 화석연료 사용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연료 표준제'도 포함된다.

이번에도 미국 정부는 반대 기조를 재확인했다. 로라 디벨라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 위원장은 84차 MEPC에서 "NZF는 국제 해역을 운항하는 미국 화주와 선박에 대한 불필요한 세금"이라며 "이런 비용은 결국 수입품 최대 소비국인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IMO는 2050년 국제해운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선사들도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선과 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발주를 확대해왔다. 국내 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도 IMO 탄소 규제 강화 움직임 덕분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탄소세 도입 논의 지연으로 친환경 선박 발주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규제 부담이 당장 크지 않은 만큼 기존 선박 운항 기간을 늘리며 시장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친환경 전환 흐름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IMO의 장기 탄소 감축 목표가 유지되고 있고, 글로벌 선사들의 ESG 경영 기조도 강화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조선사들은 3년 이상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어 지금 발주하더라도 실제 인도는 2029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선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친환경 선박 전환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액화천연가스(LNG)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 기술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사들도 보다 신중하게 선종과 연료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결국 IMO 규제 방향은 친환경으로 갈 수밖에 없어 중장기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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