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가성비' 넘어 '초격차'로… 그 시작은 현장의 '숨통' 틔우기

파이낸셜뉴스       2026.05.07 16:30   수정 : 2026.05.07 16:30기사원문
방위사업청, 조선·항공 방산기업과 간담회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 '방산 중기 보호' 강화
방산 고부가산업 전환 포석, 하도급 제도 혁신



[파이낸셜뉴스] 최근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은 방산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전 세계가 한국 무기체계의 '가성비'에 열광하고 있지만,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 '가성비'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직접 현장을 찾아 우리 방산 중소기업들이 AI와 무인화라는 '초디지털화' 시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제도적 문턱을 낮추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합리적 원가 관리로, 방산중기 이윤율 9.5%로 상향

방위사업청은 7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에서 '원가업무 간담회'를 통해, 무조건적인 원가 절감보다는 기업이 적정한 이윤을 남길 수 있는 '합리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는 기업들이 생존을 넘어 미래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 조성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화오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조선·항공 분야 주요 방산기업 8개사 임직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방사청은 지난 2019년부터 정기적으로 원가업무 간담회를 개최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왔다. 이번 간담회는 국제정세 변화, 공급망 불안, 환율 변동 등으로 복잡해진 원가산정 환경에 대응하고, 보다 합리적인 방산원가 관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중소기업 하도급 계약 이윤율을 기존 9.0%에서 9.5%로 올린 점이다. 0.5%p의 수치는 작아 보일 수 있으나, 박한 이익 구조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방산 중기들에게는 기술 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또한 방산원가관리체계 인증 유효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해 행정적 부담을 대폭 줄인 것 역시 '현장 중심' 행정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디지털 강국'의 이점 K-방산에 이식 체질 개선에 속도

최근 전문가들은 K-방산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초디지털화'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하고 있다. 방사청의 이번 원가업무 간담회는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기술 경쟁력을 갖추게 하려는 환경 조성의 일환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한국 무기는 '싸고 빠르고 좋은' 물건으로 통했다. 하지만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은 곧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제 K-방산은 AI와 무인화 기술이 녹아든 '소프트웨어 중심의 무기체계'로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방사청의 이번 제도 개편은 기업들이 이러한 고난도 기술 개발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도록 '수익성'과 '투명성'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했다.

박정은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지원부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신속하고 합리적인 원가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조선업체 관계자도 "하도급 원가관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공유받아 실무에 많은 도움이 됐으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전달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같이 정부는 제도로 뒷받침하고, 기업은 이를 토대로 AI 기반의 스마트 방산 생태계를 구축하는 민·관 협동 모델이 K-방산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가성비'를 넘어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도약이 거제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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