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 취소권' 법원 이관… 대법 "체계 혼란" vs 헌재 "국민 구제" 충돌

파이낸셜뉴스       2026.05.07 16:51   수정 : 2026.05.07 16: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 기능을 법원에 넘기는 내용의 검찰청법 개정안을 놓고 대법원과 헌재가 다시 충돌했다. 대법원은 "심대한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반면 헌재는 국민의 권리구제 확대를 위해 기소유예 처분도 재판을 통해 다시 판단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법안에 대해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형사 처벌은 면하지만, 수사기관이 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이어서 무죄를 주장하는 피의자는 헌법소원을 통해 해당 처분이 정당한지 다시 한 번 다퉈볼 수 있다.

개정안은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한 피의자가 헌법소원 대신 항고 절차를 거친 후 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내 불복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법원행정처는 의견서에서 "기소유예 등 검사의 불기소 처분은 형사사법상 처분으로 일반적인 행정처분과는 다르다"며 "형사사법과 행정소송 체계의 경계가 허물어져 심대한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법원행정처는 "개정안은 기소유예 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행정소송으로 일반화하고 그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며 "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헌재는 해당 법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월 낸 의견서에서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통상의 처분과 달리 법원 재판을 통한 권리구제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재판청구권 보장 측면에서 미흡한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 해석과 위헌 여부 판단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도록 하고, 사실관계 확정과 개별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문제는 법원의 재판 절차에서 다루도록 하는 것이 사법 시스템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헌재는 지난해 초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낸 헌법소원 사건을 정식 심판에 회부해 심리 중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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