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주주들 "주주권으로 노봉법 대응"… 노조는 동력 약화

파이낸셜뉴스       2026.05.07 18:28   수정 : 2026.05.07 18:28기사원문
주주운동본부, 국회 기자회견
사측 손배청구 막히자 직접나서
액트 등 플랫폼 기반 결집 경고
DS·DX수장들, 협의재개 손짓
노조는 탈퇴 등 내부 갈등 심화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총파업' 예고를 둘러싸고 소액 주주단체가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주주단체는 파업으로 핵심 생산설비와 기업가치가 훼손될 경우, 주주권을 앞세워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일명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으로 사실상 봉쇄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주주권으로 대응해가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성과급 파업 이슈는 현재 당초, 노사 양자 구도에서 '노조 지도부' 대 '경영진', '주주', '정부', '비반도체 노조' 등 다자 구도로 전환된 상태다. 더욱이 반도체 노조와 비반도체 노조 간 균열 양상에, 삼성전자 노조 지도부의 타사 노조를 향한 저격 발언 등 일련의 좌충우돌 국면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투쟁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손배소'로 노봉법 뚫는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의 민경권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의 불법 파업 및 부당 합의 강행 시, 결집해 법적 조치를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운동본부는 주주들간 연대와 결집을 모색하기 위해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가처분 인용 촉구 탄원서 제출을 검토하는 한편, 손해배상 청구와 주주제안 등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소액주주 의결권이 3%를 넘어서면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도 가능해진다. 액트 관계자는 "현재 전자서명 방식으로 300명 규모의 주주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주주 차원의 손해배상 청구권 행사 주장은 이번 사태의 새로운 변수다. 지난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노란봉투법으로 사측의 노조 및 노조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기업가치 훼손이 주주 손실로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노사 갈등이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자본시장 이슈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측 "대화하자"… 노조 내부 '분열'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투 톱'인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은 이날 임직원 공개 메시지를 통해 "열린 자세로 협의를 이어가겠다"며 "임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 대화와 타협을 강조한 데 이어, 사측이 노조를 향해 본격 교섭 재개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측이 영업이익의 약 13% 수준, 1인당 약 5억3000만원 정도를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노조는 성과급 상한 영구폐지 및 매년 15%씩 지급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올해 약 45조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 1인당 약 6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주주배당액(약 11조원)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같은 기간 회사의 연구개발비(약 37조원)도 뛰어넘는 수준이다.

노조 내부의 균열도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3개 노조가 결성해 만든 공동투쟁본부에서 지난 4일 이탈을 선언한 동행 노조는 이날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 지도부를 향해 교섭 정보 공유 및 무시·모욕 등 차별대우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거액의 성과급을 둘러싼 이른바 노노(勞勞) 갈등이다. 민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 확산하는 노조원 탈퇴와 극심한 분열 현상은 반도체(DS) 부문에만 편중된 비상식적인 성과급 요구 때문"이라며 "이는 적자나 실적 부진을 겪는 다른 사업부 노조원들의 박탈감과 불만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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