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끓는 물 붓고도 "아내는 날 용서했다"…40대 남편의 황당한 호소
파이낸셜뉴스
2026.05.08 05:10
수정 : 2026.05.08 05: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잠들어 있던 태국인 아내의 얼굴에 끓는 물을 부어 심각한 화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40대 한국인 남편의 재판이 피해자 측의 '입장 번복'으로 재개됐다. 당초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으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한다고 의사를 바꾸면서다.
7일 의정부지법 형사12단독(김준영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40대 남성 A씨에게 재차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선고 기일을 앞두고 상황이 반전됐다. 이주민공익지원센터 소속 변호사들이 피해자 B씨를 접견한 뒤, "피해자가 남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변론을 재개하며 "의견서를 받은 후 법원 소속 조사관을 통해 피해자가 진정으로 처벌을 원하는지 여부와 최종 의사 등에 대한 양형 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추후 판결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최초에 피해자에게 받은 처벌불원서는 진정한 의사에 의해 작성됐다고 판단한다"며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가장의 부재로 남은 가족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점을 참작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 역시 최후 변론에서 "5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하며 진심으로 사죄하고 많은 반성을 했다"며 "교도소에 면회도 오고 편지와 영치금도 보내준 아내가 나에게 나쁘게 할 리가 없다. 생각이 많은 아내는 반드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을 다시 책임질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정오쯤 의정부시 호원동의 한 아파트에서 잠들어 있던 아내 B씨의 얼굴과 목 부위에 전기주전자로 끓인 물을 부어 2도 화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수사 초기 A씨는 "실수로 물을 쏟았다"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재판에 넘겨진 후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화상을 입고 서울의 전문 병원으로 옮겨진 B씨의 상태를 본 의료진이 폭행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이후 B씨가 지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렸고, 태국 현지 매체들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공분을 산 바 있다.
A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6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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