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막힌 트럼프 '호르무즈 해방작전'

파이낸셜뉴스       2026.05.08 03:49   수정 : 2026.05.08 03: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상선과 유조선을 통과시키기 위해 추진한 군사작전을 시작 하루 만에 전격 중단한 것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비협조 때문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군 전투기의 자국 영공 및 기지 사용을 거부하면서 작전 자체가 동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NBC 등 미국 언론은 7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과 작전인 '해방 프로젝트'를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는 계획"으로 판단하고 협조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미국 측에 이번 작전에 자국 기지와 영공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군사작전에서 사우디의 지원은 사실상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작전 지속 자체를 어렵게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작한 작전을 하루 만에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작전 중단 배경에 대해 파키스탄과 다른 국가들의 요청이 있었다며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공간을 열어두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배경에는 사우디의 반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디의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운영 방식에 대한 중동 동맹국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해상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과 전쟁에 돌입한 이후 이란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봉쇄해왔다. 이 여파로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이 차질을 빚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선박 통과 시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를 향해 10여 발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고, 푸자이라 지역 석유시설 일부에 화재가 발생했다. 미군 함정과 상선을 향한 순항미사일 공격도 이어졌으며 미국은 이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또 드론과 고속 공격정을 동원해 상업용 선박을 위협했고 미국은 소형 선박 6척을 격침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대규모 공격은 아니었다"고 평가절하하며 휴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도 한 달 넘게 이어진 불안정한 휴전 체제가 아직 유효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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