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發 '원화 스테이블코인' 승부수…금융 패러다임 바꿀까

파이낸셜뉴스       2026.05.08 07:44   수정 : 2026.05.08 08:01기사원문
입법 지연에도 '카카오 생태계' 인프라 강점…"대주주 규제 리스크는 변수"



[파이낸셜뉴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카카오그룹 핀테크 계열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속도를 내며 전통 은행의 한계를 넘어서는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가치 재평가에 나섰다. 가상자산 관련 기본법이 지연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국민 메신저와 카카오페이의 결제망을 결합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의 실질적 수익 기여 시점과 대주주 관련 법적 불확실성 해소를 향후 주가의 핵심 변수로 꼽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 1·4분기 당기순이익은 18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3% 늘었다.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상장에 따른 재분류 평가익(세전 933억원)을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약 12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수신 기반도 공고해졌다. 같은 기간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57.8%로 올라섰고 '모임 통장'이 전체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7%까지 확대됐다. 카카오페이도 올 1·4분기 매출 3003억원, 영업이익 32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으며, 카카오페이증권도 사상 처음으로 분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번 실적 발표 후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점은 '스테이블코인 모멘텀'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량 증가 등을 위해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하는 컨소시엄 구성이 핵심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용자와 카카오페이 지갑을 바탕으로 일상적 송금·결제·투자를 스테이블코인과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교보증권 김동우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사례를 언급하면서 "에이전틱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결제 시장이 열릴 경우,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와 AI 환경의 결제수요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결제하는 '머신 페이먼트' 시대에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스테이블코인과 AI 서비스의 실질적 수익 기여 시점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법적 불확실성이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와 관련된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확장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하나증권은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이 전통 은행 비즈니스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은 카카오 금융 생태계 전체의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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