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10년, 한국 오기 싫다는 아내...딸과도 서먹, 난 돈버는 기계였어요"

파이낸셜뉴스       2026.05.08 20:00   수정 : 2026.05.08 20: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0년 넘게 기러기 아빠로 살아온 한 남성이 미국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는 아내와 어쩌다 만나도 자신을 낯설어하는 딸의 모습에 깊은 회의를 느껴 이혼을 고민 중이라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원룸에 컵라면 먹으며 10년간 8억 미국에 보낸 남성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10년 넘게 기러기 아빠로 살아왔다는 50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는 제약 회사의 영업 관리자로 20년 넘게 일해 온 가장이다.

딸과 아내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놓고 10년 넘게 기러기 아빠로 지내왔다"고 운을 뗐다.

조그마한 원룸에서 끼니를 대충 때우며 최대한 돈을 아껴 생활해왔다는 A씨는 번 돈의 대부분을 미국에 있는 아내에게 보냈다고 한다.

A씨는 "그렇게 10년간 송금한 돈만 해도 7억에서 8억은 족히 될 거다.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내 아내와 딸이 낯선 타국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만 있다면 희생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우연히 아내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을 보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 속 아내는 미국에서 화려한 파티를 즐기고, 골프 교습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저는 고시원 같은 원룸에서 컵라면으로 버티는데, 아내는 제가 보낸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거다. 그동안에 제 인생이 너무나 허탈했다"며 "그 즈음 딸이 미국 대학에 입학했고, 저는 아내에게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아내는 '생각해 보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가족과 살고 싶은 남성, 미국 가겠다니.. "한국서 돈벌라"는 아내


이어 "사실 아내는 제가 보낸 돈으로 미국에 작은 집을 마련한 상태였다"며 "돈을 덜 벌더라도 이제는 가족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에 차라리 제가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가겠다고 하자 아내는 미국은 그렇게 만만한 곳이 아니라며 퇴직할 때까지는 지금처럼 한국에서 돈을 벌라고 하더라"고 했다.

A씨는 "아내의 말에 순간 제가 가족이 아닌 돈 버는 기계가 된 기분이 들었다"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가끔 미국에 가면 딸은 저를 낯설어 했고, 아내와 딸이 나누는 미국 생활 이야기에 저는 끼어들 자리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남남으로 갈라서고, 제 남은 인생을 찾으려고 한다"며 "아내가 미국에 머물고 있는데, 한국 법원의 이혼 소송 제기할 수 있는지, 10년간의 희생과 고통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귀국 거부는 이혼사유, 위자료 청구도 가능"


해당 사연을 접한 이준헌 변호사는 "소송은 한국 법원에 제기하셔도 된다"며 "사연자님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으시고, 부부의 마지막 공동 거주지가 우리나라였으니 우리나라 법원에 관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기러기 생활하면서 10년간 보낸 돈은 돌려받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변호사는 "미국으로 송금하신 돈만 따로 돌려받기는 어렵다"면서 "보내신 돈이 대부분 부부 일상 가사를 위해 소비됐기 때문에 재산 분할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만 따로 반환을 구할 법적 근거도 없기 때문에 결국은 기여도 문제로 접근하셔야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내가 타국에서 홀로 아이를 키운 고충은 인정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연자님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다. 사연자님이 한국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비만 남긴 채 모든 소득을 아내분에게 보내드렸기 때문에 누가 더 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했는지를 따져보면 오히려 사연자님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 사연자님의 소득 자료와, 매달 아내분의 계좌로 이체한 내역 등을 조회해서 미리 준비해 두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이 변호사는 미국에 있는 집에 대해 "외국의 부동산이라고 하더라도 부부 중 일방의 소유이고, 부부 공동재산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고 했다.

이어 "아내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귀국을 거부하고, 동거를 피한 것은 이혼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자료 청구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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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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