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이어 골든글로브까지…연기상, AI 보조 용도는 허용
파이낸셜뉴스
2026.05.08 13:39
수정 : 2026.05.08 13: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영화·방송계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속한 확산 속에서 '인간인 배우의 연기'와 '기술 활용' 사이 경계선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시상식들이 잇따라 AI 활용 기준을 강화하면서 할리우드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무비웹, 스크린데일리 등 미 연예 전문 매체들은 7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가 제84회 시상식 자격 요건 및 심사 규정을 개정해 제작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경우 수상 자격을 자동으로 박탈하지 않는 대신 해당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연기상의 경우에도 배우의 연기를 강화하거나 보조하는 용도의 AI 활용은 허용하지만, 표정·움직임·목소리 등을 AI가 상당 부분 대신 생성한 작품은 수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배우 동의 없이 얼굴이나 음성을 복제하는 것도 엄격히 금지된다.
작품 크레디트에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디지털 초상이나 생체 데이터 등을 무단 활용한 경우 출품 자체가 불가능하다. 사실상 AI 기술 발전 속에서도 인간 배우의 권리와 창작 주체성을 보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골든글로브의 이번 조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최근 오스카 시상식 규정을 손질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 아카데미는 2027년 시상식부터 배우의 동의를 바탕으로 직접 연기한 역할만 후보 자격을 인정하기로 했다. AI가 생성한 캐릭터 중심 작품은 주요 후보 경쟁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셈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AI를 둘러싼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일부 감독들은 사망한 배우의 음성이나 연기를 AI로 복원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배우·작가 노조는 인간의 예술성을 훼손하고 이들의 생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지난해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 행사에선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운 AI 배우가 공개돼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새 규정이 적용되는 제8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2027년 1월 10일 개최될 예정이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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