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유가' 뚫린 물가 방어선.. 정부 '압박'에 숨죽인 식료품
파이낸셜뉴스
2026.05.09 09:00
수정 : 2026.05.09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방어선'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유가 상승이 물가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면서 석유류가 3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가공식품 등 '밥상 물가'는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과 기후 여건으로 인한 농축산물 공급량이 늘면서 상승 폭이 축소되는 등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9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년=100)로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2024년 7월(2.6%)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석유류 물가가 21.9%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84%p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35.2%)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 휘발유(21.1%)와 경유(30.8%)는 2022년 7월(각각 25.5%·47.0%)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등유(18.7%)는 2023년 2월(27.1%)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자동차수리비(4.8%), 엔진오일교체료(11.6%)도 급등했다. 나프타 관련 재료를 사용하는 세탁료(8.9%)도 전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반면, 가공식품 상승률은 1.0%로 전월(1.6%)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개인서비스 중 외식은 2.6% 오르며 2024년 9월(2.6%) 이후 상승폭이 가장 줄었다. 이는 정부가 연초부터 식품업계를 대상으로 가공식품 가격 인하를 압박하는 등 물가 안정 기조를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비스 물가는 2.4% 오르며 전월과 같은 수준이다.
농축수산물은 0.5% 하락했다. 기후 여건으로 무(-43.0%), 당근(-42.0%), 양파(-32.0%), 배추(-27.3%) 등 채소류(-12.6%) 물가는 크게 하락했다. 재배 면적이 감소한 쌀(14.4%)과 수입가격이 오른 수입소고기(7.1%) 등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컸다.
이에 따라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구성돼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2.9% 상승했지만, 신선식품지수는 6.1% 하락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외식이나 가공식품 등은 눈에 띄게 오르지 않았다"며 "전쟁이 얼마나 빨리 종식되느냐가 향후 소비자물가를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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