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극한대치 속 개헌 다시 무산…국회 '정치력 실종' 비판 초래
연합뉴스
2026.05.08 17:28
수정 : 2026.05.08 17:28기사원문
2018·2020년 이어 또 '투표불성립'…여야는 책임 떠넘기기 22대 국회 후반기 개헌 재논의…합의 통과 가능할지 관심
여야 극한대치 속 개헌 다시 무산…국회 '정치력 실종' 비판 초래
2018·2020년 이어 또 '투표불성립'…여야는 책임 떠넘기기
22대 국회 후반기 개헌 재논의…합의 통과 가능할지 관심
국민의힘을 뺀 여야 6당이 발의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의 반대에 부딪히며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전날 개헌안이 상정된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진행되지 않았고,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예고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 협치 실종 속 개헌 추진 제동…"의견수렴 절차 하자"·"국민 선택권 박탈"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에 4·19 혁명과 함께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과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 지체 없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자칫 개헌 논의 장기화로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가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쟁점이 될 권력구조 개편은 개헌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 설득에 총력을 다했지만 끝내 국민의힘 동참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의 개헌안과 2020년 국민발안제도 개헌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의결 정족수 부족에 따른 투표 불성립이 됐다.
국회 통과를 위해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개헌안이 무산된 배경으로는 대화와 협치가 사라진 정치 상황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야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특검법, 사법개혁안, '노란봉투법' 등 각종 사안을 두고 충돌만 반복하면서 정쟁 요소가 적은 개헌에도 뜻을 모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제대로 된 숙의 없이 개헌을 강행 처리하려 했다는, 국민의힘에는 정쟁 때문에 국민의 투표권을 박탈했다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가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헌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국민 의사를 전혀 물어보지 않은 것은 치명적인 하자"라며 "헌법개정자문위 여론조사를 근거로 했다고 하지만 밀실 타협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하자에도 불구하고 후속 개헌으로 갈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한 정파의 반대로 표결조차 못 했다"며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국민의 투표 기회를 박탈한 부분은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치에서 정치력이 빠진 것 같다"며 "타협하고 양보해가는 정치를 국민들이 원하는데 일방적으로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 자체가 안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국민의힘 12표를 가져오려는 민주당의 사전 정지 작업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면서 "국민의힘은 정략을 우선으로 하는 태도를 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여야는 개헌안 처리 무산 이후에도 서로를 향한 비난에만 열을 올렸다.
민주당은 "국민의 판단 기회를 빼앗은 국민의힘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걸어가는 길이 독재의 길이고 내란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 22대 국회 개헌할 수 있을까…권력구조 개편 논의 난항 전망도
개헌은 22대 국회 후반기에 다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물론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개헌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국회의장이 당연히 시대 상황에 맞는 개헌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시 협의를 시작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소속 의원 일동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후반기에 여야가 개헌특위를 구성해 헌법 전문부터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개헌안을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야 합의로 개헌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를 두고선 회의론이 있다.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에 돌입할 경우 각계각층의 이견이 분출될 수 있어서다.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불리는 현행 정치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세부 방식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개헌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개헌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마지막 관문인 국민투표가 변수가 될 수 있다. 국회를 통과한 개헌안은 국민투표에서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의 과반수 찬성으로 확정될 수 있다.
2028년 23대 총선까지 약 2년 동안 전국단위 선거는 없다. 이 사이 개헌 국민투표를 할 경우 개헌안만을 가지고 찬반 투표가 이뤄져야 하는데 과반 투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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