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쇼트' 버리 "시장, 닷컴 거품 끝물 느낌 든다"
파이낸셜뉴스
2026.05.09 04:51
수정 : 2026.05.09 04: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화 '빅 쇼트' 실제 주인공인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8일(현지시간) 거품 붕괴를 경고했다.
CNBC에 따르면 버리는 이날 자신의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절대 멈추지 않는 인공지능(AI)"이라면서 지금 시장 흐름은 2000년대 초반 닷컴 거품 붕괴 직전 몇 달간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증시가 더 이상 고용 동향이나 소비 심리 같은 경제 지표에 논리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 소비심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4월 고용 동향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하루 만에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소비 심리를 옥죈 고유가가 이란 전쟁이 끝나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투자자들이 고용 지표에 더 큰 비중을 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버리는 그러나 "주가가 고용이나 소비 심리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지 않는다"면서 "주가는 지금까지 쭉 상승했기 때문에 상승 일변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지표에 따라 좌우되는 대신 관성에 따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리는 "모두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두 글자 주제(AI)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1999~2000년 거품기의 마지막 몇 달 같은 느낌을 준다"고 경고했다.
버리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의 최근 흐름이 2000년 3월 기술주 붕괴 이전과 닮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수는 이번 주에만 10% 넘게 뛰는 등 올해 전체로 65% 폭등했다.
한편 1987년 '블랙먼데이'를 예측했던 월스트리트의 살아있는 전설 폴 튜더 존스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버리와 조금 결이 다른 전망을 내놨다. 거품이 형성되고는 있지만 당장 이 거품이 꺼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시장 양상이 1999년과 닮았다면서도 아직은 이 강세장이 더 지속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존스는 지금 시장이 거품 붕괴 이전인 1999년의 상승기를 연상시킨다면서 앞으로 1~2년은 강세장이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증시가 지금보다 40% 더 오른다고 가정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시 시가총액 비율이 아마 300%나 350%에 이를 것"이라면서 "이때가 되면 숨이 막힐 정도의 조정이 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총 대비 GDP 비율은 흔히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이름을 따 '버핏 지수'라고 부른다.
버핏이 2001년 포천지와 인터뷰에서 "적정한 주가 수준을 측정할 단 하나의 최고 척도"라고 극찬한 데서 비롯됐다.
이 지수가 70~80%이면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로 매수 적기이고, 100% 안팎이면 주가가 적정 가치에 도달한 상태로 본다.
그렇지만 120% 이상이 되면 주가가 과열된 상태로 거품을 가리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