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더 강해진 중국과 베이징 담판...이란전·대만 빅딜 나오나

파이낸셜뉴스       2026.05.10 11:04   수정 : 2026.05.10 10: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전 세계적으로 올해 최대 외교 이벤트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이 이번 주 베이징에서 열린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첨예하게 대립해온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역전쟁 휴전 연장과 공급망 재편, 대만 리스크 관리 등 글로벌 경제 질서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됐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미국과 이란 간 중동 전쟁 발발로 정상회담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미국은 과거보다 경제력과 외교적 영향력이 한층 강해진 중국을 상대로 협상에 나서게 됐다.

중동 전쟁이 던진 새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해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린 회담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당초 지난 4월 초 예정됐지만 중동 전쟁 발발로 한 달가량 연기됐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중동 전쟁과 대만 문제, 그리고 무역 갈등이다.

미국은 현재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이란 경제를 압박하려던 전략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영향력이 큰 중국은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중재자이자 협상 지렛대로 부상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의 역할을 촉구했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이란에 직접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9일 중국 기업 3곳과 이란 기관 1곳 등 총 4개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재 대상은 중국 위성 지상국 운영업체 디어스아이, 지리공간 정보업체 미자비전, 위성영상 기업 창광위성기술, 이란 국방수출센터다. 미국 정부는 이들 기업이 이란에 위성 이미지를 제공해 미군과 동맹국 군사시설 위치 파악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창광위성기술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에픽 퓨리 기간 중 중동 내 미군 시설 관련 영상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됐다.

대만 문제 놓고 벌어질 힘겨루기


이란도 중국과의 외교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6일 베이징을 방문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아라그치 장관과 회담에서 지역 국가 주도의 평화·안보 체제 구축을 강조하며 향후 중동 질서 재편 과정에서 영향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의 중국 정치경제학 교수 빅터 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은 이란산 원유 최대 구매국으로서 이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중국은 중동 전쟁을 협상 지렛대로 삼아 대만 문제에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 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독립 반대' 입장 명문화와 대만 무기 판매 축소 또는 제한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정책연구센터 리처드 부시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 문제가 관세와 수출통제 등 다른 현안에 밀려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수 있지만 중국으로선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핵심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무역전쟁 휴전 연장 가능성


무역 갈등 역시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보잉 항공기 판매 확대와 미국산 대두 수출 확대, 양국 통상 갈등을 관리할 새로운 무역위원회 설치 등 가시적인 외교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보잉 최고경영자 켈리 오트버그도 이번 방중 일정에 동행한다.

중국은 관세 완화와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는 일반 품목 기준 7.5~25% 수준이지만 전략 산업에 대해서는 전기차 100%, 반도체와 태양광 제품 50% 등 훨씬 높은 수준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여기에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전면적인 무역 합의보다는 추가 관세 인상 중단과 미국산 농산물·항공기 구매 확대 등 제한적 수준의 합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닐 토머스는 FT에 "두 정상의 개인적 관계와 이번 방문 경험은 미중 관계 전반에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 외교정책의 최종 결정권자가 두 사람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 결과는 향후 관계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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