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이란 고농축 우라늄 보관할 준비돼"
파이낸셜뉴스
2026.05.10 14:57
수정 : 2026.05.10 14:57기사원문
"2015년 JCPOA 당시 이미 성공" "美·이스라엘, 동의했다 말 바꿔"
러 국영 R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대조국전쟁(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소련 전쟁) 승리 81주년 열병식 후 연설에서 "러시아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반출해 보관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2015년에 이미 한 번 그렇게 했다"며 "우리는 어떤 합의도 깨뜨린 적이 없기 때문에 이란은 우리를 완전히 신뢰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5년 러시아를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과 독일이 이란과 체결했던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JCPOA는 이란에 15년간 3.67% 이하 농축만 허용하고, 이미 농축한 우라늄은 러시아로 반출하는 대신 서방은 대(對)이란 경제 제재를 완화한다는 합의였다. 이란은 당시 JCPOA에 따라 농축 우라늄 11t을 러시아로 보냈다.
현재 양해각서(MOU)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미·이란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은 이란 내 60% 고농축 우라늄 440㎏ 처리 문제다. 트럼프 행정부는 고농축 우라늄 전량을 미국으로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향후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주요 핵 시설 3개소는 폐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일부를 러시아 등으로 이전하고 일부는 희석해 국내에 남기겠다고 맞서고 있다. 농축은 10~15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핵 시설 폐쇄는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란뿐 아니라 인접 걸프 국가들과도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어려운 입장"이라며 "모스크바는 테헤란과 워싱턴 모두와 계속 접촉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이란 편을 드는 것이 아니며 중립을 지키고 있다는 취지의 대미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는 "이 갈등이 가능한 한 빨리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누구도 이 갈등이 지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좋은 제안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핵심 중재국인 카타르도 미·이란 간 종전을 위해 물밑 중재에 나섰다. 9일 프랑스 AFP통신과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은 전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만난 데 이어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동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를 면담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총리는 모든 당사자가 현재 진행 중인 중재 노력에 참여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평화적 수단과 대화를 통해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역내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포괄적 합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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