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반도체 호황에 역대급 세수 가능성…재정도 유연해져야"
파이낸셜뉴스
2026.05.10 15:29
수정 : 2026.05.10 15:18기사원문
"코스피 1만, 단순한 공상 아닌 현실화 가능한 경로" "시장 변화, 기존 GDP 체계가 실시간 포착하기 어려워" "2026년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이 세수·예산 분기점"
[파이낸셜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경우 2026년과 2027년 세수가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며 재정 역시 과거 평균값에 묶이지 않고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뿐 아니라, 고소득 반도체 인력의 소득세, 무역흑자 확대에 따른 연쇄 효과까지 감안하면 역대급 초과세수가 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실장은 "그렇다면 정책 시스템은 이 현실을 얼마나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까"라며 "올해 하반기에 나올 2026년 수정 경제전망이 첫 번째 분기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 전망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느냐에 따라 2027년 세입 추계와 예산 총량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최근 코스피가 7500포인트를 기록한 데 대해서도 "요즘 주변에서는 '코스피 7500이 말이 되냐', '1만은 미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며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수가 이상한 건지, 아니면 우리의 눈금이 낡은 건지부터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주가는 결국 이익의 함수"라며 "이익 전망을 믿는다면 1만이라는 숫자 역시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현실화 가능한 경로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코스피 랠리를 반도체 하나로만 설명하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라고도 했다.
김 실장은 "오랜 숙원이었던 상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이 현실화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원인이 일부 완화되기 시작했다"며 "이익이 아무리 커도 지배구조 불신이 있으면 주가는 할인된다. 그 할인이 걷히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여기에 외국인 자금 유입, 원화 강세 기대, 주주환원 문화 확산까지 여러 힘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며 "반도체는 이 모든 흐름의 트리거였지, 전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시장과 정책 사이의 시간차도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이미 이 변화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지만, 거시경제 통계와 정책 시스템은 그것을 실시간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고 했다.
특히 "반도체처럼 품질 개선 속도가 가격 변화를 압도하는 산업에서는 기존 통계 체계가 현실 변화를 너무 느리게 반영한다"며 "명목 기준에서는 역사적 규모의 영업이익이 나타나는데, 실질 GDP는 상대적으로 평범해 보이는 괴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지금 국면에서 현실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는 건 무역수지, 수출 데이터, 그리고 기업 영업이익"이라며 "시장에서는 이미 새로운 숫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오래된 감각과 기준으로 그것을 이해하려 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이클의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 오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중심의 구조 변화가 실제로 진행 중이라면, 재정 역시 과거 평균값에 묶인 사고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고 넓은 시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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