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건설·석화업계, 단기채 의존해 자금 조달

파이낸셜뉴스       2026.05.10 18:10   수정 : 2026.05.10 18:10기사원문
만기 짧아 차환 리스크 부담

건설 및 석유화학 기업들이 단기물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업황 부진 장기화로 회사채 시장보다 만기가 짧은 기업어음(CP)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자금 조달의 무게중심이 장기채에서 단기물로 이동하면서 차환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8일 총 15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오는 20일로 2주가 채 되지 않는다. SK인천석유화학의 CP 잔액은 5500억원 규모로, 대부분 만기 30일 미만의 초단기물로 구성돼 있다.

회사의 장기 신용등급은 A+, 단기 신용등급은 A2+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라는 점은 신용도 방어 요인이다. 다만 정유부문 설비 경쟁력 저하와 업황 둔화가 맞물리면서 실적 부담은 이어지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난 2022년 이후 영업손실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투기등급인 B+ 신용도를 보유한 두산건설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20일 총 145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현재 CP 잔액은 393억원 규모로 모두 1년 미만 만기다.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은 워크아웃 수준으로 평가되는 CCC 등급과 불과 3노치 차이다.

두산건설은 더제니스홀딩스가 지분 53.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잔여 지분 46.4%를 들고 있다. 그룹 계열 지분이 남아 있지만, 자체 신용도 측면에서는 여전히 시장의 경계감이 크다. 동부건설도 지난달 CP 시장을 찾았다. 단기신용등급 A3 수준인 동부건설은 지난달 16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총 80억원어치 CP를 발행했다. 회사는 지난 2015년 1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뒤 2016년 10월 절차를 종결한 이력이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키스톤에코프라임으로 지분 56.22%를 보유하고 있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최대주주는 한국토지신탁이다.

시장에서는 건설과 석유화학 업종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 건설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부담이 맞물려 있고, 석유화학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익성 저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업황 회복의 가시성이 낮은 상황에서 만기가 짧은 CP 발행이 늘어날 경우 차환 리스크에 대한 민감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우량 계열 기반과 높은 신용도를 갖춘 기업은 상대적으로 시장 접근성이 유지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모회사와 AA-급 신용도를 바탕으로 연초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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