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성 강조하다 관치금융의 길로 가진 말길
파이낸셜뉴스
2026.05.10 19:13
수정 : 2026.05.10 19:13기사원문
포용금융추진단 이달 출범 예정
부작용 고려해 정교한 설계 필요
금융의 공적 역할 강화를 위한 포용금융추진단이 이달 중 출범한다. 추진단은 기존 금융질서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수준에서 파괴적인 변화를 도모한다. 신용평가 체계 개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 점검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포용금융 실현을 위해 기존 금융질서도 과감히 바꾼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취약하다고 질타했고,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가세해 금융기관을 '준공공기관'으로 규정한 마당이라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용금융이 이상에 얽매여 과도하게 진행될 때 금융시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역대 정부에서도 이름만 다를 뿐 포용금융의 취지를 살린 금융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반짝 주목을 받은 뒤 시간이 흐르면 유야무야 끝난 원인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포용금융 정책을 대대적으로 밀어붙였다가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 충돌할 수도 있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비중을 무리하게 늘릴 경우 은행 부실률이 오를 것이다. 금융기관의 부실은 결과적으로 나머지 금융 소비자 전체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전가될 것이다. 앞에서는 좋은 정책을 펼쳤지만 뒤로 갈수록 전체에 부담이 된다면 전체 사회적 편익은 낮아진 것이나 다름없다.
기존 신용등급 체계에 따른 금리 차등을 둘러싼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저신용자에 대한 금리우대나 탕감 등의 조치가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더구나 금융에 관계하는 변수는 국내 상황만이 아니다. 글로벌 금리 환경, 환율 변동, 해외 신용경색 등 외부 충격에 금융 시스템은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은 국가 신인도와도 직결된다. 준공공기관의 잣대를 들이대며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무리하게 강요하는 정책을 밀어붙이다가는 금융 건전성을 해칠 수도 있다.
포용금융 정책이 좋은 결실을 내려면 처음부터 이런 문제점들을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 신용평가 체계 개편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정책의 수혜자와 비용 부담자를 명확히 특정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포용금융이 자칫 관치금융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유의하기 바란다. 역사적으로도 정부 주도의 금융 개입은 단기적 효과에 매몰돼 보여주기식으로 끝나기 일쑤였다.
포용금융추진단 구성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포용금융 공론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공론화 과정에서 금융의 공공성 논의에 압도돼 건전성에 대한 목소리가 약화될까 우려된다.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 과정을 거쳐 포용금융 정책 방향을 조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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