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라인 교정술이 한국에서 탄생했다? 모발이식 대중화의 시초 정재헌 원장
파이낸셜뉴스
2026.05.11 07:04
수정 : 2026.05.11 07:1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금은 인터넷 검색창에 '모발 이식'만 검색해도 수백개의 병원이 쏟아지지만, 우리나라에서 모발 이식이 대중화된 것은 3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모발 이식의 대중화가 시작되던 시절 선두에서 개척자 역할을 하던 의사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운이 좋게도 우리나라 모발 이식 대중화의 시초이자 모낭 단위 이식 선구자, 세계 최초 헤어라인교정술 창시자인 정재헌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헬스&뷰티 기획 <탈모 전문가 100인 인터뷰>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것들이 부재할 때 그것은 상실을 불러옵니다.
우리에게 깊고 무거운 상실을 일으키는 존재, 시대 문제의 화두로 떠오른 탈모. 탈모를 바로 마주하고 극복하기 위해 탈모 치료 1세대 개척자인 의학박사를 시작으로 100인의 탈모 전문가를 만납니다. '탈모'라는 두 글자 뒤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들을 기대해 주세요.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것들이 부재할 때 그것은 상실을 불러옵니다.
우리에게 깊고 무거운 상실을 일으키는 존재, 시대 문제의 화두로 떠오른 탈모. 탈모를 바로 마주하고 극복하기 위해 탈모 치료 1세대 개척자인 의학박사를 시작으로 100인의 탈모 전문가를 만납니다. '탈모'라는 두 글자 뒤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들을 기대해 주세요.
세계에서 찾는 모발 이식 '대가'가 되기 까지
김: 성형외과 전문의다. 처음부터 모발 이식을 전문으로했나.
정: 1993년 성형외과 개원 후 쌍커풀 수술, 코 수술과 같이 미용 수술을 위주로 했다. 특별한 점이 있었다면 남성 성형에 스페셜리티를 둔 것. 남성과 여성의 해부학적 차이를 토대로 남성에게만 있는 특별한 면을 돋보이게 해주고 싶었다. 아무래도 남성을 위주로 진료하다보니 탈모 환자를 자주 만나게 됐고, 자연스럽게 모발 이식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2000년부터는 미용 성형을 하지 않고 모발 이식만 전문으로 했다.
김: 벌써 26년이 됐다. 그 사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모발 이식 분야에 기념비같은 업적을 남겼다. 현미경을 통한 모낭 분리, 헤어라인교정과 같은 것들인데. 당시에는 현미경을 사용하지 않고 모발 이식을 했나. 상상하기 어렵다.
정: 레지던트 시절을 회상해 보면 전공 서적의 한 챕터에 모발 이식이 있었다. 4mm 지름의 펀치로 모낭을 채취하고 바로 이식하는 투박한 방식이었다. 아이들 장난감 중 머리가 뭉텅이로 심어진 인형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는 거다.
김: 실제로 모발 이식을 한 환자들을 많이 만났다. 과연 그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섬세하다. 그렇다면 현미경을 통한 모낭 분리, 모낭 단위 이식은 언제부터 하게 됐나. 해당 테크닉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전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 외국에서는 1995년 쯤 부터 모낭 단위 이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외국의 모발 이식 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 등 여러 국제 학회에 참가했고, 한국에 돌아와 간호사들을 트레이닝 시키며 기술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리하여 2001년 9월에는 연세대학교 성형외과 4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현미경 모낭분리와 모낭단위 이식술>을 발표할 수 있었다. 이후 현미경을 통해 모낭을 분리하고 모낭 단위로 이식하는 수술이 대중화됐다.
김: 현미경을 통한 모낭 분리, 모낭 단위 이식 외에도 '헤어라인 교정술'도 가장 먼저 만들었다.
정: 미용 수술을 주로 하던 당시 이마가 넓어 컴플렉스를 가진 여성들이 자주 내원했다. 해당 여성들은 주로 이마축소술을 원했고 대게 해당 수술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한 환자에게 이마축소술 대신 모발 이식을 권유했고 환자가 수락해 M자이마라 불리는 이마 양쪽 구석에 모발 이식을 진행, 성공했다. 이후 영역을 넓혀 이마와 모발의 경계를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수술까지 확장하게 되었다. 이게 '헤어라인 교정술'의 시초가 됐다.
김: 그렇게 시작한 헤어라인교정술로 국제 학회에서 상도 수상했다.
정: 맞다. 2004년 8월 벤쿠버에서 열린 국제모발이식학회에서 <넓은 이마를 가진 여성에서의 자연스러운 헤어라인 교정술>을 발표했다.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당시 외국에서는 헤어라인에 중점을 둔 수술이 없었다. 하여 다양한 국제 학회에 참가해 모발 이식, 헤어라인 교정술과 관련해 다양하게 활동했다. 2007년에는 국내 성형외과 의사 최초로 '미국모발이식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김: 모든 동료 의사들도 자랑스러워했을듯 하다. 국위선양이 따로 없다. 라스베가스, 몬트리올, 암스테르담… 세계를 누비며 모발 이식 관련 '대가'로 인정 받지 않았나. 참, 국내에서도 모발 이식을 알리기 위해 학회는 물론이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도 열심히 활동한 것으로 안다.
정: 그렇다. 2000년대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모발 이식 분야는 미개척지와 다름 없었다. 탈모나 모발 이식 관련 분야하면 '대머리'라는 단어가 제일 유명했을 정도다. 모발 이식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 대중에 모르면 무얼하나. 그래서 직접 포털에서 검색될 수 있도록 여러 용어를 만들어 업로드했다. '모발 이식' 'M자 이마' '헤어 라인'과 같은 것들이다.
얼굴 축소, 균형미 까지… 헤어라인 교정술로 다시 태어난 환자들
김: 헤어라인 교정술에 대해 더 질문하고자 한다. 헤어라인 교정술은 이마축소술을 대체할 정도로 미용적인 측면에서 큰 만족도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 그렇다. 예를들어 포물선 형태의 둥근 헤어라인은 여성에게만 볼 수 있다. 여성스러운 매력을 추구한다면 헤어라인만 둥글게 바꾸어도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무작정 '더 아름답다' '더 멋있다'가 아니라 헤어라인을 통해 추구미에 가까워질 수있다. 물론 얼굴이 더 작아보이고 균형있어 보이는 효과도 있긴 하지만(웃음).
김: 탈모가 진행 중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수술 방법이 달라지나.
정: 그렇다. 우리가 이식을 위해 얻을 수 있는 모낭의 수는 한계가 있다. 지금 탈모로 이마가 넓어졌다고 해서 무작정 이마를 줄여놓으면 훗날 이식한 부분 뒤로 탈모가 진행되어 이식한 부분이 섬처럼 남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는 남은 모낭이 부족해 재수술도 어려울 때다. 모발 이식, 혹은 헤어라인 교정을 앞두고 있다면 나의 상태와 가족력을 면밀하게 살피고 탈모가 의심된다면 헤어라인 교정 역시 보수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김: 좋은 조언이다. 탈모 외에 가르마, 모발의 방향 등 헤어라인 교정술에서 신경쓰는 점들이 많다고 들었다.
정: 가르마. 정말 중요하다. 왼쪽에 가르마가 있는 사람이 65%,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 15%다. 간혹 양쪽에 있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가르마를 기준으로 모발의 방향이 달라지지 않나. 헤어라인도 가르마와 이어진다. 그래서 양손으로 모발 이식을 한다. 각 방향에 맞추어 모발을 이식하기 위해서다.
김: 원래 양손잡이인가(웃음).
정: 그렇지 않다. 오른손을 사용한다. 외과 의사들은 주로 오른손을 사용하더라도 왼손을 함께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양손이 어렵지 않았다. 국내외 학회에서도 양손 모발 이식에 관한 내용을 몇 차례 발표했다. 양손 모발 이식의 장점은 모발의 방향이 자연스럽다. 특히 눈썹을 이식할 때는 양손으로 진행했을 때 보다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 눈썹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눈썹을 이식할 때는 어느 부위의 모낭을 사용하나. 눈썹은 매우 가늘고 짧지 않나. 털의 방향도 한 눈에 보이고. 수술 하기에 까다로운 부위가 아닌가.
정: 눈썹 이식을 위한 모낭은 후두부에서 채취한다. 채취한 모낭을 굵기별로 나누어 눈썹의 앞 부분과 뒷 부분에는 가느다란 굵기의 모낭을, 중간에는 굵은 모낭을 이식한다. 이식한 후에는 공여부의 모발처럼 길게 자라나지만 5년, 10년, 15년이 지나며 점차 자라는 길이가 줄어들어 수혜부의 모발과 비슷해진다. 몇 년간은 다듬어야 하니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의외로 만족도가 높다. 헤어라인과 마찬가지로 머리, 아치, 꼬리까지 완벽하게 개인화한 디자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모발 이식은 환자에게 '지속적으로' 도움 되어야, 일회성 이벤트 아니야
김: 국내외 모발 이식, 헤어라인 교정의 역사를 함축해서 들은 기분이다.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았다. 모발 이식 대중화의 시초이자 현미경을 통한 모낭 분리와 모낭 단위 이식의 선구자, 헤어라인 교정술 창시자로써 모발 이식을 앞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 많은 사람이 탈모로 인해 헤어라인 교정술을 고민한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훗날 후회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면, 혹은 가족력이 있다면 본인의 상태와 가족들의 탈모 정도를 면밀하게 살피고 의사와 충분하게 상담하여 모발 이식을 진행하길 바란다. 탈모는 어느 순간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인생처럼 계속 진행되는 것. 첫 수술일 수록 신중하게,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10년, 20년을 바라보는 계획을 세우기를 바란다.
정재헌 원장은 모발 이식, 헤어라인 교정술이 탈모인에게 '지속적으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잠깐의 기쁨을 선사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헌 원장은 오늘도 환자의 미래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으로, 환자의 미래를 한 올 한 올 심고 있다.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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