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아비커스, 자율운항 사업 리스크 벗는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2 06:59   수정 : 2026.05.12 06:59기사원문
IMO MSC 111서 비강제 MASS 코드 채택…2032년 강제화 수순
DNV 형식승인 앞세워 국제표준 주도 기대감도





[파이낸셜뉴스]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개막하는 제111차 해사안전위원회(MSC 111)가 HD현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사업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 자율운항선박(MASS) 비강제 국제코드가 최종 확정·채택될 예정여서다. 자율운항 분야에 글로벌 규제 프레임워크가 사실상 처음 마련되는 것으로, 그간 '규정 공백'이라는 사업 불확실성에 시달려온 아비커스로서는 상용화의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규정 없는 시장'에서 '규정이 있는 시장'으로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MSC 회의가 열린다. 이번 MSC 111에는 해양수산부 관계자가 참여, 한국 정부 차원에서 MASS 코드 논의에 적극 관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아비커스 팀장급 직원도 민간 실무차원에서 참여한다. 회의는 22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MSC 111에서 채택될 비강제 MASS 코드는 자율운항 기술을 뒷받침하는 국제 규정 공백을 메우는 첫 번째 이정표다. 비강제(non-mandatory)라는 한계는 있지만, IMO가 제시하는 첫 글로벌 기준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다. IMO 로드맵에 따르면 코드 채택 이후 2026년 12월까지 경험축적단계(EBP) 프레임워크가 마련되고, 2028년 말까지 각국이 실제 운항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를 토대로 2028년부터 강제 코드 개발에 착수, 2030년 7월까지 채택을 거쳐 2032년 1월 1일 발효가 목표다.

자율운항 기술은 이미 상당 수준으로 발전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국제 규정은 사실상 전무했다. 선박 운항의 바이블인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에는 자율운항에 대한 조항이 없고,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도 유인 선박을 전제로 설계됐다. 선주 입장에서는 자율운항 시스템을 도입하고 싶어도 국제적으로 공인된 안전 기준이 없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고, 보험 인수 심사에서도 걸림돌이 됐다.

DNV 형식승인, '사실상의 표준' 지위 확보
아비커스가 자율운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배경에는 지난 4월 획득한 노르웨이선급(DNV) 형식승인(TA)이 있다.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시스템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은 인지-판단-제어를 통합한 양산형 시스템으로, 특정 선박에 한정되지 않고 범용 적용이 가능한 자율운항 시스템이 국제 공인을 받은 것은 세계 최초다.

핵심은 이 형식승인이 단순한 '인증서 한 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비커스는 DNV와 3년 이상 공동 작업을 통해 자율운항 시스템의 안전 요건을 정의하고 검증 체계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했다. 야간·악천후 등 극한 환경에서의 비전 센싱, 센서 퓨전, COLREG 기반 충돌 회피 기능 등이 체계적으로 평가됐다. 국제표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이 검증 체계와 평가 기준 자체가 향후 MASS 코드의 세부 기술 기준 수립에 주요 참고 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비달 돌로넨 DNV 한국·일본 총괄 대표는 "하이나스 컨트롤의 형식승인은 자율운항 기술이 단순한 비전을 넘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는 최초의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아비커스 측이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는 △EBP 세부 프레임워크의 윤곽 △원격 운항(remote operation) 관련 인적 요소(human element) 규정 △COLREG 적용 범위 등이다. 특히 DNV와 공동으로 마련한 검증 체계가 EBP의 기술 평가 기준에 얼마나 반영되느냐가 아비커스의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 지위를 좌우할 변수다.


하이나스 컨트롤은 2023년부터 HD현대에서 건조하는 선박에 표준 사양으로 탑재되기 시작해 누적 수주 500척을 돌파했다. 별도 추가 검증 없이 설치가 가능한 형식승인의 효과가 더해지면, EBP 기간 중 가장 많은 실운항 데이터를 축적하는 시스템이 될 공산이 크다. 데이터가 곧 강제 코드의 기준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500척이라는 설치 기반은 단순한 영업 실적이 아니라 표준 경쟁의 무기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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