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온라인 집회신고 도입…평화집회엔 경력 최소화
파이낸셜뉴스
2026.05.11 15:34
수정 : 2026.05.11 15:33기사원문
경찰서 방문 없이 장소·행진경로 신고
기동대 배치 4단계로 차등 운영
전문가 "주최자 정보 DB 악용 우려"
"집회 위험성 평가 기준 보완해야"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권칠승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주최하고 경찰청·한국공공갈등관리협회가 주관한 '집회·시위 문화개선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경찰청의 '온라인 집회신고제 도입'과 '집회·시위 패러다임 전환'이 주제로 다뤄졌다. 경찰청은 시행령 개정과 시스템 구축을 거쳐 오는 8월 말 온라인 집회신고제를 시범 운영한다. 또 집회 규모와 위험성을 분석해 기동대 배치를 4단계로 나눠 관리하고, 평화적 집회에는 경력 투입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오는 5월 말 전국적으로 실시한다. 대화경찰팀 신설과 질서유지인 제도 실질화도 추진된다.
온라인 집회신고 시스템은 국토지리정보원 3D 지도와 연동된다. 신고인은 지도에서 집회 장소와 행진 경로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선순위 신고 현황과 집회 금지·제한 사유가 되는 지역도 확인 가능하다. 전자우편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행정처분 결과 송달 체계 역시 마련된다. 다만 무분별한 장소 선점성 신고를 막기 위해 철회신고 없이 실제 집회를 열지 않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박 과장은 "매크로 사용 및 명의도용 우려가 있는 만큼 전자서명을 통한 신원확인 절차가 이뤄진다"며 "접수 우선순위 판단은 전자기록 시간을 0.001초까지 세분화해 선후순위 경합이 생기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방문신고도 접수 완료된 때 기록해 온라인 신고와 중복 문제를 해결하겠지만, 만에 하나 동시간대로 나오고 양 단체 간 충돌이 우려된다면 이격거리를 두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집회·시위 대응 패러다임 전환과 관련해서는 공공안녕 위험분석을 통해 집회 규모와 위험성 등을 사전 평가하고, 기동대 배치를 4단계로 나눠 운영하는 방식이 제시됐다. 서울경찰청 시범운영 결과 지난 2~4월 집회건수는 47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01건)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경력 투입은 지난해 4131기에서 올해 1571기로 약 62% 감소했다. 경찰청은 절감된 기동대 경력을 민생치안 활동에 활용하고, 사후평가를 통해 향후 유사 집회의 경력 배치 적정성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박 과장은 "지난 1일 서울에서 개최된 노동절 대회는 대규모로 개최됐음에도 주최 측의 자체 질서 유지 아래 안전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마무리됐다. 경찰은 교통소통과 인파관리 등 과거 노동절 대비 경력 74%를 감축했지만 축제 분위기 속에서 개최될 수 있었다"며 "이같이 집회 현장에 투입되는 기동대를 줄여 국민의 삶과 밀접한 민생 치안에 투입한 결과 지난 3월 700여명의 민생사범과 수배자들을 검거했고 기초 질서를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토론자들은 제도 변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집회 현장에서 줄어든 기동대 경력이 국민 체감 민생치안 분야에 적절히 투입되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경범죄나 교통법규 위반 단속은 기존 지역경찰이나 교통경찰을 통해 충분히 수행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구본석 참여연대 공익감시센터 운영위원(변호사)은 "전자서명과 신고기록이 집회 주최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4단계 경력 배치도 '위험성' 기준이 모호해 경찰 수뇌부 판단에 따라 특정 집회를 위축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외부 전문가나 인권위원이 참여하는 별개 위험평가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환영사에서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국민의 목소리가 국가에 전달되는 문턱을 낮추고 행중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최자가 중심이 돼 평화적이고 성숙한 집회 문화를 만들어가는 'K-집회·시위'가 될 수 있도록 경찰이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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