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에 민간중금리 공급 30% 뚝

파이낸셜뉴스       2026.05.11 18:35   수정 : 2026.05.11 18:35기사원문
시중銀 신규 취급액 8000억 하회
작년 1분기 대비 29% 감소한 셈
정부 '공적 기능 강화' 기조 속
은행권 건전성 관리 부담 커져



올해 1·4분기 5대 시중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신규 취급액이 8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올해 1·4분기 민간중금리대출 신규 취급액은 총 79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는 신규 취급액을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총량으로 보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4분기 공급액은 총 1조1228억원으로, 1년 해 29.1%(3268억원) 축소됐다. 2024년 1·4분기 취급액(9341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306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 1612억원, 우리은행 1360억원, 하나은행 1130억원, 신한은행 790억원 순이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민간중금리대출 공급 목표는 총 9조6970억원이었지만 실제 공급 실적은 8조6900억원에 그쳤다. 목표 대비 89.6%에 해당한다. 정책성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자체 신용평가 기반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에 집중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취급액을 줄였다.

저축은행업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1·4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 규모는 지난해 2조7467억원에서 올해 1조7235억원으로 1조원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가계대출 규제가 있다. 정부는 지해난 6·27 부동산 규제를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이에 연소득이 낮은 중저신용자들의 대출문이 막히면서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금융당국이 주문한 가계부채 총량관리 목표는 전년 증가율(1.7%)보다 강화된 1.5%다. 은행 입장에서는 민간 중금리대출 역시 일반 가계신용대출로 분류돼 총량 규제에 포함되기 때문에 확대할 유인이 크게 없다. 특히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신용대출을 적극 늘리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중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은행의 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의 공공적 역할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금융권에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 구조 개편 및 신용평가 체계 개선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억제와 중금리대출 확대를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라며 "은행 입장에서는 담보 대출보다 위험이 큰 신용대출을 적극 늘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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