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그릇' 10억t 더 확보…AI·디지털트윈으로 홍수 예측 정확도 높인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2 13:25
수정 : 2026.05.12 13:25기사원문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 국무회의 보고
농업용 저수지·발전댐·하굿둑 활용해 댐 3개 짓는 효과
예산 4조 원 절감 기대
[파이낸셜뉴스]정부가 올여름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존 댐·저수지·하굿둑의 '숨은 물그릇'을 최대한 활용해 홍수조절용량을 10억 4000만t 추가 확보하고, 인공지능(AI)·디지털트윈(DT) 기반의 지능형 홍수 예측 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제21차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여름철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를 앞두고 마련된 것으로, △물그릇 확보를 통한 홍수조절 강화 △예측 체계 강화로 선제 대응 시간 확보 △취약지역 및 위험요소 집중관리 등 3개 분야 19개 과제로 구성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신규 댐을 짓지 않고도 기존 시설의 운영 방식을 바꿔 대규모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기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협업으로 농업용 저수지·발전댐·하굿둑을 홍수 대응에 전면 활용하면, 전체 홍수조절용량이 기존 108억2000만t에서 118억6000만t으로 늘어난다.
추가로 확보하는 10억 4000만t은 한탄강댐(홍수조절용량 약 3억t) 약 3개를 새로 운영하는 것과 맞먹는다. 기후부는 댐 건설 없이 같은 효과를 거두는 것인 만큼 약 4조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농업용 저수지는 강우 예보 시 사전 방류 등을 통해 기존 6억 4000만t에서 최대 10억 6000만t(4.2억t 증가)으로 물그릇을 키운다. 금강·영산강·낙동강 3개 하굿둑과 아산만 방조제도 홍수기 운영 기준을 정비해 1억 5000만t의 홍수조절용량을 새롭게 확보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발전댐은 홍수조절용량을 3억 8000만t에서 최대 8억 5000만t으로 2배 이상 늘린다. 특히 2023년 홍수로 댐 월류 사고가 발생했던 괴산댐은 비상 방류설비까지 동원해 과거 최대 홍수량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홍수통제소의 수문 방류 승인 대상 시설도 기존 38곳에서 58곳으로 확대해, 댐·저수지·하굿둑을 연계한 통합 홍수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서울 6개 자치구에 '도시침수예보' 처음 도입
예측 체계도 대폭 강화된다. 올해 처음으로 도시침수예보 대국민 알림 서비스가 시작된다. 서울 강남역·신대방역 일원 6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침수 범위와 수심을 미리 예측해 '침수주의보'와 '침수경보'를 발령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경찰·소방관서가 차수판 설치, 출입 통제 등 신속한 현장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부터 도입된 AI 홍수예보는 예측모형을 개선해 정확도를 높인다. 기상청의 AI 초단기 강수예측모델도 예측 영역을 남한 내륙에서 한반도 전체로 넓히고 해상도를 8km에서 1km로 대폭 높이는 작업이 이달 완료된다.
위험 징후를 더 빨리 알리기 위해 홍수특보 체계도 손본다. 수위 상승이 빠른 특보 지점은 과거 홍수 이력을 분석해 더 이른 시점에 경보를 발령하고, 위험수위 예상 도달 시간을 함께 안내해 주민 대피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한다.
재난 알림 체계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하천 범람이 임박한 '계획홍수위 도달' 상황을 일반 '안전안내문자'로 발송했지만, 앞으로는 최대 볼륨(40dB 이상)으로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로 격상해 보낸다. 또 '재난성호우 긴급재난문자'(시간당 85mm 이상)도 새로 도입된다. AI CCTV는 국가하천 2152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교량·지하차도의 침수 위험 수위 정보를 지자체와 경찰에 실시간으로 제공해 교통 통제 등을 지원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존 가용 자원 활용을 극대화해 수조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창출했다"며 "부처 간 벽을 허물고 평소 홍수조절에 활용하지 않던 시설까지 전면 활용해 올여름 홍수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름철 자연재난대책기간은 오는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운영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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