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기는 왜 들고 다녀"…선거사무원에 욕설·폭행
파이낸셜뉴스
2026.05.13 09:00
수정 : 2026.05.13 09:00기사원문
대선 후보 선거사무원에 시비 걸고 2주 상해
법원 "선거의 자유 방해…합의·용서 없어" 벌금형
[파이낸셜뉴스] "성조기를 왜 들고 다니느냐." 지난해 5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거리. A씨(65·남)는 선거운동용 소품을 들고 이동하던 일행에게 다가가 이같이 따져 물었다.
A씨가 말을 건 상대는 제21대 대통령선거 김문수 후보의 선거사무원이던 B씨(38)였다. B씨는 붉은색 선거운동용 상의를 입고 다른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마친 뒤 장소를 옮기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를 본 A씨는 B씨에게 "김문수를 응원하느냐, 그런데 성조기를 왜 들고 다니느냐"고 시비를 걸었다. 이에 B씨가 "그냥 가라"는 취지로 말하자 A씨는 화를 냈다. 말다툼은 곧 폭행으로 번졌다. A씨는 "어린 놈의 XX"라는 등 욕설을 하며 오른손으로 B씨의 얼굴을 할퀴었다. B씨는 우측 눈썹 부위가 찢어져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결국 A씨는 선거에 관해 선거사무원을 폭행하고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윤웅기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50만원을 선고했다. 또 A씨가 벌금을 내지 않으면 10만원을 하루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A씨의 폭행이 일반적인 시비 과정에서의 폭행에 그치지 않는다고 봤다. 피해자가 선거운동을 마치고 장소를 옮기기 위해 대기하던 선거사무원이었고, 당시 선거운동용 복장과 소품을 갖춘 상태였던 점이 고려됐다.
또 A씨의 행위로 피해자가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은 점도 함께 인정됐다. 재판부는 A씨의 폭행이 선거사무원을 상대로 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거운동 장소를 옮기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고 있던 선거사무원인 피해자를 폭행해 선거의 자유를 방해하고 상해까지 입힌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A씨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고 용서받지 못한 점도 불리한 정상으로 반영됐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술에 취해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던 도중은 아니었던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됐다.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고, 기존 전력도 약 25년 전의 것인 점도 참작됐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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