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사력 끝났다"던 트럼프…美당국은 "대부분 살아남았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3 11:05   수정 : 2026.05.13 11:04기사원문
NYT, 미 정보당국 기밀 평가 인용해 "이란 미사일 기지 상당수 복구"
트럼프·헤그세스 국방장관 "이란 군사력 궤멸" 주장과 정면 충돌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보당국이 이란 군사력이 여전히 상당 수준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사력은 궤멸됐다"고 공개 주장해온 것과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주변 미사일 기지 상당수가 다시 가동 가능한 상태라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 전략에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이달 초 작성된 미 정보당국 기밀 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이란이 전국 미사일 기지와 이동식 발사대, 지하시설 상당수를 복구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이다. 당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 33개 미사일 기지 가운데 30곳에서 다시 작전 수행 능력을 회복한 것으로 평가했다. 당국은 이란이 현재도 전국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약 70%, 전쟁 이전 미사일 비축량의 약 70%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중동 지역 국가를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단거리 순항미사일이 포함된다.

또한 위성사진과 감시 자산 등을 종합한 결과 이란의 전국 지하 미사일 저장·발사 시설 약 90%가 현재 "부분적 또는 완전한 작전 가능 상태로 평가됐다"고 NYT는 전했다.

이는 트럼프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수개월간 강조해온 "이란 군사력 궤멸" 주장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트럼프는 지난 3월 CBS 인터뷰에서 "이란 미사일은 산산조각 났고 군사적으로 남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도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미·이스라엘 공동작전 '에픽 퓨리(장엄한 분노)'가 "이란 군사력을 수년간 전투 불가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번 보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올리비아 웨일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 군사력은 완전히 분쇄됐다"며 "이란이 군사력을 재건했다고 믿는 사람은 망상에 빠졌거나 혁명수비대의 대변인"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방부 역시 NYT 보도를 비판했다. 조엘 발데즈 국방부 대변인 대행은 "NYT가 이란 정권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미국이 보유한 핵심 정밀유도무기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장거리 스텔스 순항미사일 약 1100발, 토마호크 미사일 1000발 이상,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1300발 이상을 사용했다. 토마호크 사용량은 미국의 연간 생산량의 약 10배 수준이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은 현재 생산 속도 기준 2년치 이상이 소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군은 벙커버스터 부족 문제로 이란 지하 미사일 기지 전체를 파괴하기보다는 출입구를 봉쇄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북한과 잠재적 충돌 시 필요한 탄약 비축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 동맹국들도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용 무기를 미국에서 대거 구매했지만, 미국 자체 재고 부족으로 공급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하원 청문회에서 "현재 임무 수행에 충분한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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