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자들이 40조 파업이라뇨?"…남의 회사 파업에 맘 졸이는 '삼전 주주'들
파이낸셜뉴스
2026.05.14 06:00
수정 : 2026.05.14 06:00기사원문
사후조정 결렬·21일 총파업 임박에 주가도 영향
'소액주주'가 된 순간,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
[파이낸셜뉴스] 배성환씨(38·가명)는 요즘 아침 출근길마다 뉴스를 꼬박꼬박 챙겨 본다. 예전에는 이렇게 열심히 찾아보지 않았는데, 올해 초 만기된 예금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 뒤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반도체 관련 뉴스에는 귀가 쫑긋 섰고, 삼성전자 소식에는 더욱 집중하게 됐다.
예전엔 삼성전자 노조 뉴스가 나와도 그냥 넘겼다. 배씨는 중소기업보다 작은 규모의, 노조가 없는 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그러다 보니 노사 갈등이나 성과급 협상 등은 모두 생판 남의 회사 얘기처럼 들렸다. 가끔 '배부르니 저러는 것'이라며 노조를 비판하기도 했고, 또 가끔은 '돈도 많이 버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저렇게 인색하게 군다'며 회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지적 제3자 시점'이었다.
남의 일에서 내 일이 된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그러나 배씨는 13일, 삼성전자 노조 사후조정 결렬 뉴스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파업 소식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럭 겁이 났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이 사후조정 최종 결렬을 공지함에 따라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됐다. 노조의 요구는 성과급(OPI) 산정 기준을 영업이익의 15~20%로 바꾸고 상한을 폐지하라는 것이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 상한 폐지의 제도화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배씨는 이 내용을 세 번 읽었다. 주주가 되기 전이었다면 대충 훑어보고 지나갔을 기사다. 하지만 주식을 산 순간부터 세상 보는 눈이 달라졌다.배씨는 "삼성전자를 샀더니 삼성전자 뉴스가 전부 내 얘기가 되더라"고 토로했다. 그래서 반도체 수출 호조 뉴스를 보면 괜히 뿌듯해지고, 경쟁사 실적이 나쁘면 은근히 안도한다. 그리고 노조 파업 뉴스에도 마음이 졸이게 된다.
배씨와 같은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이 이번 노조 파업 사태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소액주주단체는 이날 수원지법 앞으로 집결해 법원의 가처분 인용을 요구하며 노조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노조, 오는 21일 총파업 예고…"피해액 30~40조원 예상"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파업 영향이 국내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앞당길 경우 경쟁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 이유다.
배씨는 오늘도 삼성전자 관련 기사를 읽고 또 읽었다. 13일 삼성전자의 주가 그래프는 하락세로 출발해 양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총파업 변수를 생각하면 도통 안심이 되지 않았다. 노조 뉴스, CFO 발언, JP모건 분석, 정부 대응, 주주 커뮤니티 반응까지 살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고민하던 배씨는 "정작 우리 회사도 노조가 없는데, 살다 살다 남의 회사 노조 파업 여부에 이렇게 마음 졸일 줄 몰랐다"고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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