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쓴소리한 노조 총파업

파이낸셜뉴스       2026.05.13 18:09   수정 : 2026.05.13 19:23기사원문

"일부 조직 노동자들이 자신들만 살겠다고 과도한 요구, 부당한 요구를 해서 우리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면 해당 노조(노동조합)뿐만이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 작심 발언이다. 특정 회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강경한 수위로 노조를 비판한 것인데, 거대노조의 총파업이 중동전쟁 등의 위기 속에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을 중심으로 살아나던 산업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노동절에도 "입장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언제나 그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차이를 이유로 등을 돌리거나 적대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또 "기업 없는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면서 노사 간 역지사지 자세로 상생과 협력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당부에도 삼성전자 노사는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절차까지 거쳤지만 협상은 결렬됐고, 노조는 총파업의 길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 반도체 업황 호조로 모처럼 살아나던 산업계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게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데, 올해 기준으로 1인당 6억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노조의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1700곳 넘는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의 피해와 공급망 충격 등까지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다.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전면 총파업이 최선의 방식인지는 의문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 산업계 전체에 미칠 파장이다. 대규모 노사 충돌은 결국 한국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반도체 산업은 속도가 경쟁력이다. 생산 차질과 의사결정 지연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이 상존할수록 시장 주도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모두가 다치는 싸움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된다면 산업현장의 큰 충격은 불가피하다. 노조 역시 그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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