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삼성전자 변수… 물밑협상? 가처분? 긴급조정권?
파이낸셜뉴스
2026.05.13 18:26
수정 : 2026.05.13 18:25기사원문
'파업 D-7' 시나리오는
노사 자율협상 재개 가능성 낮아
성과급 제도화 등 입장차 심해
법원, 가처분 일부 인용 가능성
위법성 행위만 금지… 파업 허용
긴급조정으로 30일간 파업 중단
정부 "대화로 해결해야" 신중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 협상이 결국 결렬되면서 오는 21일 예고된 총파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 중재에도 성과급 수준 및 제도화를 둘러싼 노사 간 견해차가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와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번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나아가 청와대까지 나서서 "어떤 경우로든 파업은 안 된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국내외 반도체 공급망 타격, 시총 1위·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대외 신뢰도 하락, 수출·생산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두루 고려할 때 '최후의 카드'인 정부의 긴급조정권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에 12% 제시했지만 결렬 선언
13일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부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린 약 17시간의 사후조정 2차 협상에서도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와 연봉 50% 수준의 성과급 상한을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올해 반도체(DS)부문이 업계 1위 수준의 성과를 달성할 경우 OPI 초과분에 대해 영업이익의 12%를 특별보상 형태로 추가 지급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매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 배분하는 방식의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어, 기존 체계를 유지한 채 조건부·일회성 보상을 제시한 사측과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남은 시나리오는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상을 재개해 극적 타결에 나서는 방안이다. 단 사후조정까지 결렬된 데다 양측 이견이 커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삼성전자 노조 대표인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미 이날 "사측과 추가적인 대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파업 강행 의사를 재확인한 상태다.
■"긴급조정권 요건 충족"
가장 현실적인 카드로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거론된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30일간 파업 등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노위 조정 및 중재 절차가 진행된다. 이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의 강제중재가 이뤄진다. 헌법상 노동 3권 및 노사자율합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어, 국가경제 및 공익에 미치는 파장이 큰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적용돼 왔다. 긴급조정권 발동 사례는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 1993년 현대차 파업, 2005년 7월과 12월 아시아나항공 및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등 네 차례뿐이다.
사실상 정부의 결단이 남은 것이다. 반도체라는 국가 기간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긴급조정권 발동요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도 "국민 경제에 상당한 여파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긴급조정권 발동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총파업 원천 봉쇄는 어려워"
그러나 결국 파업을 막지 못할 경우에는 법원의 가처분 판단이 파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2차 방어선이 된다. 이날 수원지방법원은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2차 심문을 진행했다. 사측은 파업 중이라도 반도체 필수공정 및 화학물질 등을 보관하는 안전시설에 필수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사안의 위급성(파업 개시일 21일)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안전시설과 일부 필수공정 유지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20% 정도의 공정만 유지할 수 있어 그 자체로는 총파업에 따른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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