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본사 보냈다더니"...수리맡긴 디올 가방, 동네 수선집에 있었다

파이낸셜뉴스       2026.05.14 09:45   수정 : 2026.05.14 15: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수리해야 한다며 1년 넘게 소비자에게 돌려주지 않았던 700만 원대 명품 가방이 알고 보니 국내 사설 수선 업체에 맡겨진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본사에만 부품 있다"며 1년 넘게 시간 끌어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A씨는 2016년 부산 해운대의 한 백화점 디올 매장에서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 쇼라인 가방을 약 700만 원에 구매했다. 당시 매장 직원은 국내에 단 한 점밖에 없는 희귀 제품이라고 설명했고, A씨는 이 말을 믿고 거금을 들였다.

이후 8년여간 가방을 사용하던 A씨는 비즈 장식 2~3개가 떨어지자 2024년 12월 서울 강남 백화점 내 디올 매장에 수리를 의뢰했다. 수리를 접수한 직원은 희귀 라인이라 파리 본사에만 비즈 여유분이 있어 가방을 현지로 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수리는 1년이 지나도록 완료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A씨가 지난 2월 24일 거세게 항의하자 매장 측은 파리에서 곧 도착한다고 답했으나, 황당하게도 바로 다음 날 수리가 끝났다며 가방을 건넸다.

우연히 본 사설 업체 영상에서 덜미… 임의 수리 정황도


하루 만에 가방을 돌려받고 찝찝함을 느끼던 A씨는 3월 23일 우연히 소셜미디어(SNS)에서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됐다.

지난 3월 16일 국내의 한 사설 수선 업체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디올 레이디백 떨어진 장식 수선' 영상에는 A씨의 가방과 동일한 디자인에 비즈를 부착하는 작업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심지어 원래 가방에 붙어 있던 비즈를 뜯어내 눈에 띄지 않는 다른 부위로 옮겨 붙이는 이른바 '임의 수리' 정황까지 적나라하게 노출되며 논란을 키웠다.

사실 확인에 나서자 디올 매장 측은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파리 본사에서 수리했다고 거짓 해명을 하다가, 나중에는 비즈를 본사에서 받아 국내 아틀리에(작업장)에서 작업했다는 식으로 변명했다. A씨가 본사 수리를 증명할 작업지시서와 송장 등을 요구했으나 매장 측은 이를 거부했다.

A씨는 "가방이 1년 넘게 어디서 어떻게 보관됐는지 알 수 없는 것도 화가 나는데, 이제는 진품인지 가품인지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태"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비자 기망 논란에 법적 대응 착수


A씨는 법무법인 평정을 통해 디올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무법인 측은 명품 브랜드가 고객 신뢰를 저버린 중대한 사안이라며,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민형사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디올 측이 소비자를 기망한 만큼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물론, 형사상 재물손괴죄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디올 측은 A씨에게 가방을 다시 파리 본사로 보내 수리해주거나 환불해 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한편, 연합뉴스측이 디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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