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안정됐는데 계란값 올랐다"... 공정위, 산란계협회에 과징금 5.9억
파이낸셜뉴스
2026.05.14 12:00
수정 : 2026.05.14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계란 산지거래 가격을 사실상 공동으로 정한 대한산란계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94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14일 대한산란계협회가 구성사업자인 계란 생산·판매업체와 유통업체 간 거래에서 기준가격을 결정해 회원사들에 통지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들 농가는 국내 산란계 사육 마릿수의 56.4%를 차지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 산란계협회는 2023년 1월부터 2026년 1월까지 지역별 특별위원회를 통해 왕란·특란·대란·중란·소란 등 계란 중량별 기준가격을 수시로 정한 뒤 이를 구성사업자들에게 전달했다. 회원사들은 이를 토대로 실제 거래가격을 책정했고, 결과적으로 실거래가격은 협회가 제시한 기준가격과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 같은 기준가격 결정이 계란 소비자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산지 가격은 이후 도매·소매 가격에 연쇄적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공정위는 과거 유사 사안과 달리 이번에는 기준가격이 실제 거래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컸다고 봤다. 과거에는 단순 시세 정보 제공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협회가 독자적으로 가격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시장에서도 이를 기준처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산란계협회는 2023~2025년 기준가격을 9.4% 인상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료비 등 원란 생산비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준가격과 생산비 간 격차는 2023년 781원에서 2025년 1140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제재와 관련해 산란계협회는 농가들이 참고할 가격 정보가 부족해 이를 제공하려 했다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과징금은 협회의 2026년도 예산 약 8억원을 기준으로 산정했으며, 중대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55%의 부과율을 적용했다"며 "위반 기간이 3년을 초과한 점을 반영해 50%를 가산하고, 조사 협조를 이유로 10%를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란 산지 거래에서 사업자단체 주도로 이뤄진 가격경쟁 제한 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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